최초입력 2025.06.28 12:56:15
역사에 남을 처참한 대패였다. 탬파베이 레이스 선수단은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탬파베이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에서 8-22로 졌다.
양 팀 모두에게 역사적인 경기였다. 볼티모어가 한 경기에 22득점을 기록한 것은 2000년 9월 2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기에서 23득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었다. 반대로 탬파베이에게 22실점은 구단 타이 기록. 2002년 7월 23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더블헤더 1차전 이후 가장 많은 실점이었다.
2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6-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선발 라이언 페피엇이 흔들렸고 그대로 강판됐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구위는 괜찮았는데 커맨드가 평소처럼 날카롭지 못했다”며 페피엇의 투구에 대해 말했다. 2회 그를 강판시킨 것에 대해서는 “투구 수가 한 이닝에만 거의 40구 가까이 늘어났다. 선수는 당연히 더 던지고 싶어했지만,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 중요한 존재이기에 거기서 멈춰야했다”며 선발을 조기에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페피엇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어떤 공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상대가 지난 등판 이후 빠르게 조정한 거 같다. 상대 타자들이 때리는 공은 모두 우리 수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불펜을 고생하게 만드는 끔찍한 팀 동료가 됐다. 타자들도 정말 잘해줬다. 2회에만 6점을 내줬는데 나는 그저 바로 이어진 수비를 빨리 끝내고 싶었고 상대가 타구를 때리게 유도했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어 “오늘 것은 잊어버리고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2회초 스리런 홈런을 때린 브랜든 라우는 “페피엇은 엄청난 승부사다. 오늘 등판에 대해 절대로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내려온 이후 더그아웃에서 얘기를 나눴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가 ‘오늘같은 등판을 해서는 안됐다’였다. 그는 오랫동안 야구를 할 친구고, 그러다 보면 오늘처럼 안좋은 날도 있는 법이다. 오늘은 그저 여러 날 중 하루일 뿐”이라며 동료를 위로했다.
5회 2루타 2개와 피홈런으로 3연속 장타를 내주며 패전을 안은 에릭 오르제는 “상대가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왔다. 못던진 공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상대 타자들이 하고자 하는 것이 다 풀린 모습이었다. 그저 상대에게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며 상대 타자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오늘 경기는 잊어버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정말 좋은 팀이고, 우리 타자들은 오늘도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계속 가야한다. 한 경기 못했다고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다. 오늘 패배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우리는 내일 다시 일어나서 프로답게 새로운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그저 162경기 중에 한 경기를 졌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시 감독도 “상대 타선이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왜 저 팀의 타선에 많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든 이에 대한 답을 갖고 있었다”며 상대 타선을 인정했다.
이날 실점이 늘어난 것은 마지막 8회말 수비에서 내야수 호세 카바예로에게 투구를 맡긴 영향도 있었다.
캐시는 “아마도 일주일 전에 그에게 투수로 나설 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그가 할 수 있다고 했다. 스트라이크를 편하게 던지는 모습이었다. 마운드 위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진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닌대 잘해줬다”며 그를 칭찬했다.
그는 ‘지금까지 치른 경기중 가장 잊어버리고 싶은 경기가 될 거 같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나머지 선수단의 마음도 똑같았을 것이다.
[볼티모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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