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평균거리 300.9야드 공식 집계 이후 역대 최고 기록 장비 발전·체계적인 운동 효과 올해 1위 326.6야드 포트지터 매킬로이는 320.3야드로 2위에 한국 최고는 306.2야드 안병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300야드를 돌파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해도 평균 거리 300야드 시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2025시즌 들어 26개 대회가 치러진 가운데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176명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300.9야드로 측정됐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리면 장타자에 속했다. 2015~2016시즌 PGA 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90야드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장타자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서는 아무리 못해도 320야드를 쳐야 하는 시대가 됐다.
올해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부문에서 이름을 올린 176명 중 절반이 넘는 91명이 300야드 이상을 기록했다. 바야흐로 PGA 투어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300야드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기록은 남자골프 세계랭킹 톱3인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잰더 쇼플리(미국)가 모두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톱5와 톱10으로 넓혀도 각각 4명, 7명이 평균 거리 300야드 이상을 기록했다.
평균 거리 1위에 자리한 건 올드리치 포트지터(남아프리카공화국)다. 올해 PGA 투어에 데뷔한 포트지터는 326.6야드를 날리며 전 세계 골프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올해 최장 거리는 소니 오픈 2라운드에서 작성한 394야드다.
포트지터의 평균 볼 스피드와 클럽 헤드 스피드를 보면 장타자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190.38마일을 기록한 볼 스피드는 PGA 투어 선수들의 평균값인 174.33마일과 큰 차이가 난다. 클럽 헤드 스피드 역시 125.83마일로 PGA 투어 선수들 중 2위다.
평균 320.3야드를 때린 매킬로이가 2위에 자리했고 덴마크 출신의 니클라스 뇌르고르가 3위(319.3야드)로 뒤를 이었다.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매킬로이는 올해도 변함없이 장타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46위에 자리한 안병훈이 306.2야드로 가장 공을 멀리 쳤다. 김주형은 301.3야드로 87위에 포진했다. 임성재와 김시우 등 다른 선수들은 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인 300.9야드에 미치지 못했다.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PGA 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증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장비의 발달이다. 드라이버와 공, 샤프트 등의 기술력이 매년 업그레이드된 만큼 선수들은 이전보다 편하게 공을 멀리 보낼 수 있게 됐다.
체계적인 몸 관리와 진화하는 스윙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동했던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PGA 투어 모든 선수들이 트레이너 등에게 세밀하게 관리받고 있다. 여기에 스윙 이론까지 발전하면서 PGA 투어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300야드 시대가 열리게 됐다.
지난해 317.1야드를 날리며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3위에 자리했던 안병훈은 "PGA 투어에는 공을 멀리 똑바로 치는 괴물 같은 선수가 정말 많다. PGA 투어에서 자신을 장타자라고 소개하기 위해서는 평균 330야드를 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전장이 길어지는 PGA 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다 보니 평균 거리가 증가한 선수들도 있다. 2022~202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주형이 가장 대표적이다. 첫해에 297.6야드였던 그의 평균 거리는 올해 301.3야드로 상승했다. 그는 "톱골퍼들이 대회 기간에도 운동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는데 이제는 주 4회 이상 체육관에 가고 있다. 여기에 스윙까지 교정해 이전보다 강한 스윙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보다 공을 더 멀리 치는 선수가 많은 무대는 콘페리투어다. 이승택, 김성현 등 콘페리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마음먹고 때리면 370야드까지 보내는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콘페리투어다. 한국에서는 장타자에 속했는데 이곳에서는 평균 또는 평균 이하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