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는 세계대회에서 17번 우승했다. 서른 살 때인 2005년 춘란배에서 1위를 한 것이 마지막 우승이 될 줄 어찌 알았으랴. 이 뒤로 세계대회에서 열 차례나 결승에 올랐는데 그때마다 2위에 그쳤다. 우승 횟수에서도, 준우승 횟수에서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강동윤은 프로에 들어와 3년이 지난 2005년 처음으로 십단전 본선 16강에서 하늘로 알던 이창호 앞에 앉았다. 이런 날이 올까 싶었던 열여섯 살 소년은 지고도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이해 청소년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고 바둑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또 2년이 흘렀다. 5단 강동윤 키는 185㎝가 넘었고 더 날카로워진 실력으로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난생처음 전국 대회 결승3번기 무대에 올랐다. 맞은편에서 세계 최강 이창호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성준은 비어 있는 넓은 곳을 놔두고 흑17로 젖히고 19에 건너 붙였다. 이곳을 정리하고 다음을 보자는 마음이다. 백은 <참고 1도>를 피해 20에 끊어 좀 더 쉬운 흐름으로 이끌었다. 백26은 가벼운 돌이다. <참고 2도> 흑1로 다가오면 백2, 4로 빠르게 자리를 잡는다.
[김영환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