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0 13:44:03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를 앞두고 가장 전망이 갈린 팀이 부산시설공단이었다. 일단 감독이 바뀐데다 강력한 슈터였던 용병 2명이 빠지면서 전반적으로 파워가 약해졌다. 하지만 기존의 젊은 멤버들이 지난 시즌 손발을 맞춰왔고, 베테랑 권한나와 원선필이 합류하면서 지난 시즌보다는 안정감을 갖췄다. 이러다보니 중위권과 중상위권으로 갈리는 분위기였다. 관건은 역시 어느 정도 손발이 맞아줄 것인가 였다. 여기에 백전노장인 권한나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지난 시즌 기대에 못미쳤던 원선필의 활약여부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신인 감독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 분위기는 활활 타올랐지만, 1라운드는 기대에 못미쳤다. 3승 4패로 5위지만 6위에 가까웠다. 특히 어이없는 실책으로 공격 기회를 넘겨주면서 3연패를 당했다. 6경기 연속으로 24득점을 기록하는 진기록도 작성했다. 광주도시공사에 패한 게 뼈아팠지만, 경남개발공사에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두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후 부산시설공단은 5연승을 질주하며 2위 삼척시청에 승점 1점 차까지 따라붙으며 3위로 도약했다. 공격적인 핸드볼로 평균 28골을 기록했고, 김수연 골키퍼는 선방 쇼를 펼치며 세이브 1위 박새영 골키퍼에 근접하게 따라붙었다. 재미있는 핸드볼을 보여주겠다는 듯 부산시설공단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특히 이혜원의 강력한 슛이 살아나면서 득점왕 경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경남개발공사와의 경기에서 실책으로 무너지면서 이후 4연패를 기록하고 다시 5위로 추락했다.
특히 3라운드 1매치에서 서울시청에 패하면서 승점이 5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멀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2연승을 거두는 사이 서울시청이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면서 다시 포스트시즌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특히 전승 우승을 눈앞에 둔 선두 SK슈가글라이더즈를 꺾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상은 맥스포츠 핸드볼 전문 해설위원은 “실책과 골 결정력 부분에서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지난 시즌보다는 선수들의 열정이 보였다. 김다영 선수가 초반에 잘해주다가 이혜원 선수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무서운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혜원 선수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 원선필 선수도 있지만, 송해리 선수도 피지컬이 좋아지면서 부산시설공단의 중앙 수비가 단단해졌다. 그러다보니 김수연 골키퍼도 좋아지면서 지난 시즌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뛰었던 시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설공단은 지난 시즌에 8승 2무 11패로 5위를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승을 좀더 추가하면서 12승 9패로 4위를 차지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보니 빠른 플레이를 펼치면서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에서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기복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유일하게 선두 SK슈가글라이더즈를 꺾으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부산시설공단은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545골(평균 25.95골)을 넣고 526(평균 25.04골)골을 내줬다. 평균 득점과 실점이 엇비슷한데 어중간 하게 접전을 벌인 경기가 많지 않다. 최다 골은 35골, 최소 골은 19골이고, 최다 실점은 32골, 최소 실점은 16골로 공격과 수비 모두 편차가 심했다. 특히 초반에 6경기 연속으로 24득점을 했는데 마지막 3경기에서는 24실점만 내주면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부산시설공단은 545골 중 중거리 슛으로 158골, 6m에서 157을 넣었다. 8팀 중 가장 많은 중거리 골을 넣었다. 7미터 드로로 70골, 돌파로 69골, 속공으로 63골을 넣었고, 윙에서는 17골을 기록했다. 초반에 정가희 선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윙 활용도가 가장 적었다. 도움은 236개로 8팀 중 7위를 기록했는데 그만큼 개인 플레이가 강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책이 197개로 2위, 2분간 퇴장은 65개로 1위를 기록했다. 골키퍼 세이브는 282개로 3위를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을 벌인 이혜원이 154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김다영이 91골을 기록해 좌우 양포가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다. 권한나가 7미터 드로와 중거리에서 힘을 보태며 72골, 송해리가 47골, 신진미가 42골, 문수현이 39골로 뒤를 이었다. 빠른 핸드볼을 추구하다보니 이혜원, 송해리, 신진미, 정가희가 고르게 속공에 가담했다. 김수연 골키퍼가 270개 세이브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조은희 맥스포츠 해설위원은 “포지션별 구성원으로 보면 SK슈가글라이더즈 다음으로 부산시설공단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적재적소 포지션에 맞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래서 SK를 저지할만한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초반에 너무 못했다. 뒤로 갈수록 손발이 맞춰지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체력적인 부담과 파울관리가 안되면서 또 흔들렸다. 수비도 괜찮고 권한나, 원선필 선수가 노련하게 조율을 해주면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면서 여자부 경기를 재미있게 이끌었다”라고 평가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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