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9 05:26:16
선발 투수는 오랜 시간 그가 꿈꿔왔던 역할이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고 선발로 기회까지 잡았지만,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우완 조던 힉스(28)는 아홉 차례 선발 등판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6.55의 실망스런 성적을 남기고 불펜으로 이동한다.
리그 백분위 95%에 해당하는 59.6%의 땅볼 유도율을 기록할 정도로 투구 내용 자체는 괜찮았지만, 결과는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19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애슬레틱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그는 “선발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5이닝은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팀이 승부를 이어갈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나쁜 이닝 하나가 경기를 망친 경우도 있었고, 땅볼 유도가 많았는데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있었다”며 선발로서 자신의 등판을 돌아봤다.
내용이 아주 끔찍하지는 않았기에 이번 조치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이제 전환할 시간이다. 불펜일을 해야한다”며 구단의 조치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그가 구단의 조치를 받아들인 것은 ‘팀의 승리’라는 목표는 변함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불펜에서 팀의 승리를 도울 것”이라며 바뀐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밥 멜빈 감독은 하루전 가진 인터뷰에서 힉스가 ‘팀이 이기는 것을 원하며, 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며 둘 사이 있었던 대화를 소개했다.
멜빈은 “힉스는 자신의 투구 내용은 성적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고, 나역시 동의한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우리 팀에는 여러 좋은 젊은 선발 투수들이 많다. 우리는 지금 이 특정한 시기에 옳게 바꾸려고 한다”며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힉스의 로테이션 자리는 헤이든 버드송이 대신할 예정이다.
지금은 불펜으로 내려가지만, 아직 남은 시즌이 길기에 언제 또 다시 선발 기회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법.
힉스는 “팀이 필요하면 다시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선발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의지가 남아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며 자신의 의지 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시절 그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알렸다. 불펜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처럼 강속구를 볼 수 있는 것일까?
다시 불펜 역할을 하기 위한 조정 작엄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그는 구속 증가와 관련해서는 “지켜보겠다. 지금은 나가서 할 일을 하는 것만 생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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