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4.05.28 07:06:00
호치민3쿠션월드컵 대회장서 인터뷰 PBA서 5시즌 뛰다 최근 UMB 복귀 “건강 이유로 PBA 빡빡한 일정 소화 무리” 3차예선(PQ)서 1승1패, 조2위로 대회 마감 “PBA가 준 기회와 그곳에서의 활동에 감사”
이번 호치민3쿠션월드컵은 여느 대회보다 관전포인트가 많았다. 무엇보다 프레드릭 쿠드롱의 귀환이었다. 아울러 5년간 PBA서 뛰다 쿠드롱과 함께 세계캐롬연맹(UMB)으로 복귀한 비롤 위마즈(튀르키예)에도 적지않은 시선이 쏠렸다.
22/23시즌 한 차례(TS샴푸배) 우승했고, 팀리그에서도 4시즌 웰컴저축은행웰뱅피닉스 주축선수로 뛰었던 위마즈의 ‘PBA 이탈’은 다소 예상 밖이었다. 더욱이 23/24시즌 6차전(NH농협카드배) 준우승 기자회견에선 질의응답이 끝났는데도 마이크를 다시 들고 “PBA는 매우 잘하고 있다. 팬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많은이들이 지켜봐 줘 기쁘다”며 프로당구에 대한 만족감과 충성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위마즈는 지난 3월, 갑자기 PBA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SNS에 밝혔다. 적잖은 당구팬들이 그의 행보를 궁금해한 건 당연했다.
위마즈가 느닷없이 PBA를 떠난 이유는 뭘까. 또 오랜만에 UMB에 복귀한 소감은 어떨까.
호치민3쿠션월드컵이 한창인 베트남 호치민시 응우옌두스타디움에서 그를 만났다. 전날 3차예선(PQ)에서 조2위로 대회를 마감하고 관중석에서 튀르키예 선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위마즈는 3차예선 E조에서 강자인에 35:24로 이겼으나, 김동룡에게 24:35로 패해 2승을 거둔 김동룡에 이어 조2위로 최종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기자를 아는 위마즈는 반갑게 기자를 맞으며 약 3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우선 5년만에 3쿠션월드컵에 복귀한 소감은.
=모든게 만족스럽다. 특히 여기(UMB)에도 친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좋고 편안하다. 또한 실력자들이 많다는걸 깨달았다. 전세계 당구 수준이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PBA뿐 아니라 UMB 선수도 점차 상향평준화돼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이런 부분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3차예선(PQ)에서 마무리했다. 아쉬울거 같다.
=조금 슬프기는 했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 이미 각오했던 부분이다. 일단 1차예선(PPPQ)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UMB엔 1차예선부터 실력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3차예선(Q)에선 나와 같은 조에 있던 한국 선수 2명(김동룡 강자인)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번엔 예선에서 대회를 마감했지만, 다음 월드컵은 고국인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다. 그때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PBA에서 뛰었다. 경기방식 등 여러 부분에서 다른데.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게 다른 게임이라고 느꼈다. 일단 PBA 세트제 시스템에서 뛰다 30~40점 마라톤 경기를 치르려니 적응이 잘안됐다. 특히 뱅크샷 제도가 PBA와 달라 낯설었다. 물론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적응이 안됐다. 뱅크샷을 쳤는데 왜 1점만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하하.
▲UMB 복귀 결정을 내린 이유가 궁금하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전 생활이 그리웠다. 내 고향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이고, 가족 모두 그곳에 살고 있다. 가족과 그곳에서의 일상이 너무 그리웠다. 건강문제도 겹쳤다. 허리 디스크가 있고, 간에도 조금 문제가 있어 PBA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일단 (PBA와) 계약을 하고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떠나기로 했다.
▲평소 PBA무대를 누구보다 즐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PBA 자체와 PBA에서 뛰는 것을 좋아한 건 사실이다. 다만 선수생활에 따른 일상이 즐거웠던 건 아니다. 이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르다. 복합적인 이유로 PBA를 떠났지만, PBA가 내게 준 기회와 그곳에서의 활동에 감사한 마음이다. UMB는 물론이고, PBA도 앞으로 함께 더욱 번창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5년이나 PBA에서 활약하며 쌓인 추억들이 많겠다.
=물론이다. 개인투어와 팀리그에서 좋은 선수들, 동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이 많이 그리울 것이다. 3쿠션월드컵 등 한국에 방문할 기회가 가끔 있을 테니 그때 다시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다.
▲함께 UMB로 복귀한 쿠드롱과도 각별한 사이인데.
=우리는 선수로서뿐 아니라 사적으로도 친구 사이다. 종종 만나기도 하고, 자주 연습도 함께한다. 특히 웰컴저축은행 팀에서 3년을 같이 지내며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았다.
▲UMB 복귀 결정을 내렸을 때 주변 선수들로부터 많은 환영인사를 받았을 것 같다.
=솔직히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환영인사를 받았다. 특정 선수를 꼽기는 어려우나, 아무래도 고국 튀르키예 선수들이 특히 환영해줬다.
▲최근 많은 튀르키예 선수들이 PBA에 합류하고 있는데.
=지난해 세미(사이그너), (무라트 나지)초클루, (륏피)체넷에 이어 올해엔 부락(하스하스)까지 선수들이 PBA로 향했다. 부디 튀르키예 선수들이 개인투어와 팀리그에서 선전하길 바란다. 한국은 워낙 3쿠션 강국이니 많은 선수들이 (PBA에) 관심을 갖는거 같다.
▲프로무대로 향하는 자국 선수들에게 조언한다면.
=한국은 3쿠션 강국이다. 특히 PBA에는 한국 고수들이 정말 많다. 이 사실을 부락도 알고 있겠지만, 이를 너무 의식하기 보다는 그냥 자신에게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전히 당구에 집중하고, 열심히 연습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다시 3쿠션월드컵 여정을 시작할텐데, 과거 성적이 궁금하다.
=8강 두 번이 최고성적이다. 2018년 호치민대회 때와 2015년 포르투대회 때다.
▲앞으로 UMB에서의 목표는.
=일단 ‘내 게임’을 하고 싶다. 내가 내 페이스대로,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할 수 있다면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다. 물론 3쿠션월드컵 우승 트로피도 들어보고 싶지만, UMB 무대 적응이 우선이기 때문에 당분간 새 무대 적응에 힘을 쏟을 것이다. [호치민(베트남)=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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