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시공 주관사로 참여하며 해외 건설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GW급 원전 2기(5·6호)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대우건설은 시공을 총괄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프랑스를 제치고 따낸 이 수주는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대우건설의 글로벌 입지 확대에도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약 2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5·6호기를 각각 2029년과 2030년에 착공하고 2036년과 2037년에 준공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수원이 주계약자로서 설계·구매·시공(EPC), 시운전, 핵연료 공급 등 전 과정을 주도한다.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전KPS 등 원전 밸류체인 주요 기업들이 총출동했다. 향후 테멜린 3·4호기 건설 시에도 우선협상권이 부여돼 추가 수주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계약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의 원전 수출로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는 최초 사례다.
대우건설은 시공 주간사로서 두산에너빌리티와 공동으로 주설비 공사, 기기 설치,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 시공 전반을 책임진다. 대우건설은 월성·신월성 원전 주설비공사와 같은 대형 상용원전 시공을 필두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요르단에 연구용 원자로를 일괄 수출한 경험이 있다. 또한 방사능폐기물 처리장 및 원전 해체 분야까지 수행하는 등 설계, 시공, 유지·보수, 해체에 이르는 원자력 전 분야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건설회사로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수주는 단지 기술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대우건설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75명의 직원을 투입했다. 투입된 직원들이 21회에 걸쳐 체코 현지 출장을 다녀왔고 2019년 6월부터 체코 프라하사무소에 1명, 2021년 1월부터 경주 합동사무소에 10명의 직원을 파견해 팀코리아의 일원으로서 긴밀하게 팀워크를 맞췄다. 대우건설의 원자력 경력 보유 직원은 15년 이상이 450명, 10년 이상이 710명에 이른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대우건설은 중동과 아프리카, 동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수주전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조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공장 공사를 수주했으며 하반기에는 이라크 해군·공군기지 조성 사업, 나이지리아와 쿠웨이트 플랜트 사업도 계획 중이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도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방문해 다니엘 프란시스쿠 샤푸 모잠비크 대통령을 예방하고 현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