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세계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민·군 복합 기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수십 년간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에 주요 구조물을 공급하며 항공우주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군용 항공기의 창정비와 성능 개량, 무인기 개발, 그리고 글로벌 수준의 항공 MRO 역량을 바탕으로 방위산업과 정비산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1986년 보잉 747 날개 구조물 제작을 시작한 대한항공은 현재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후방동체,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플랩 서포트 페어링, 애프터 보디 등 5개 주요 부품을 전담 제작하고 있다. 팬데믹 회복 이후 연간 120대 이상 공급이 전망되며 누적 납품은 1200대를 넘겼다.
에어버스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2010년 A320 샤크렛 제작사로 선정된 뒤 약 4200대를 공급해왔다. A330neo와 A350 기종의 도어 부품도 전량 설계·개발·납품하며 고정밀 복합재 기술력을 입증했다. 2019년부터는 'Wing of Tomorrow' 프로젝트에 참여해 차세대 복합재 날개 기술 공동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50 기종의 전후방 카고도어 및 벌크 도어 800대 분량을 성공적으로 납품했다. 이어 2020년 5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후속 4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고정밀 복합재 구조물인 카고도어를 전량 설계·개발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군용기 성능 개량 및 창정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국방 분야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해 4월 대한항공은 총사업비 약 1조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헬기 성능 개량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군용헬기 정비 분야의 기술력과 경험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1991년부터 UH-60 헬기 130대를 제작한 데 이은 성과로, 기존 양산 기반과 항공정비 기술이 결합된 사업이다. 무인기 분야에서는 감시정찰·통신중계·공격형 드론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며 미국 안두릴(Anduril)과 협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MRO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정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체, 엔진, 부품 등 통합 정비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인천·김포·부산에 위치한 격납고를 중심으로 항공기 정비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