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인구' 지역경제 활력소로 행안부 지역인구 분석 해보니 한달 1번 이상 오는 관광객 쑥 지역 전체 소비의 40% 차지 가평선 캠핑·옹진은 낚시 인기
강원도 양양군은 인구가 불과 2만7000명에 불과하지만 중심지에는 인파가 몰려든다. 이곳에 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넘게 머무는 체류인구가 지난해 4분기 기준 110만여 명에 달했다. 월별 체류인구가 주민등록인구 대비 10배를 웃돌고 있다. 양양은 외지 방문객이 대거 유입되고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작지만 강한 지역경제 구조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26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산정 결과'에 따르면 양양은 지난해 12월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배수 전국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등록인구의 17.3배에 달하는 체류인구가 유입됐고 11월엔 11.8배, 12월에도 10.3배를 유지하며 계절에 관계없이 높은 체류인구 배수를 나타냈다.
체류인구 유입을 견인한 건 바로 양양이 자랑하는 '서핑'이다. 죽도·인구해변 등 국내 대표 서핑 스폿을 품은 양양은 사계절 내내 전국 각지 서퍼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서핑을 매개로 해변 일대에 서핑숍과 감성 바 등 이국적인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서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체류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양군은 순수 서핑을 즐기는 인구만 연 50만명 이상 유입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서핑 인프라스트럭처는 물론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강릉이나 삼척보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꾸준히 서핑 인구와 이국적 분위기를 즐기려는 방문객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양 외에 경기 가평, 인천 옹진, 전북 무주, 충북 단양 등도 체류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이들 지역 모두 등록인구 대비 10배가 넘는 체류인구가 유입됐다. 양양과 마찬가지로 각 지역 특색에 맞는 콘텐츠가 체류인구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평은 수도권과 가까운 입지와 수변 자원을 바탕으로 글램핑·캠핑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이다. 청평호, 북한강, 자라섬 등이 단기 숙박형 관광을 견인하고 있고 주말이면 펜션촌과 야외 체험시설에 나들이객이 대거 몰린다. 가평군 관계자는 "비록 인구가 줄고 있는 추세지만 관광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도시에 활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 섬 관광지인 옹진군은 도서 접근성 개선과 체험형 프로그램 확대에 힘입어 주말 단위 체류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영흥도, 덕적도, 자월도 등 주요 도서 지역에선 낚시와 해양레저를 즐기려는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여객선 항로 확충 등 인프라 개선도 체류인구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충북 단양은 단양팔경, 수상 레저, 동굴 탐험 등 풍부한 체험 콘텐츠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시별로 유입되는 체류인구는 지역경제의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체류인구 1인당 카드 사용액은 10월 11만1000원, 11월 11만4000원, 12월 1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체류인구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등록인구를 포함한 해당 지역 전체 사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43%에 달했다. 특히 대구 군위와 강원 고성·평창 등은 오히려 체류인구 소비액이 등록인구 소비액을 웃돌고 있다. 외지인이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축임을 방증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며 체류인구 유입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체류인구
월 1회·하루 3시간 이상 지역을 방문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구를 뜻한다. 정주인구와 체류인구를 더한 생활인구의 증가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