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열린 제1회 강남구 가족파크골프대회에서 조종덕 씨, 조연우 군, 조희국 씨가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석환 기자
지난 24일 서울 강남탄천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제1회 강남구 '가족파크골프대회'. 앳된 얼굴의 13세 조연우 군이 진지한 표정으로 티샷을 준비하자 연우 군의 할아버지 조종덕 씨(77)는 흐뭇한 미소로 손자를 바라봤다. 연우 군의 아버지 조희국 씨(49)는 "힘 빼고 자신 있게"라며 아들을 격려했다. 연우 군의 티샷이 힘차게 필드를 가로질러 홀로 향하자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입을 모아 "나이스샷"이라고 외쳤다.
3대가 함께한 이번 가족파크골프대회는 파크골프가 시니어의 취미 생활을 넘어 가족 간 유대를 돈독하게 해주는 스포츠라는 의미를 담아 마련됐다. 조종덕 씨는 "아들, 손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화합할 수 있어 좋다"며 "손자가 저에게 학교 다니는 이야기를 해주고, 저도 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매주 한 번 정도는 같이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연우 군은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도 하고 운동도 하니까 신기하고 좋다"고 말했다.
49개 팀 10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세대별로 출전 선수를 모집해 대회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부부·형제· 자매 등 같은 세대 39개 팀, 부모·자식 2세대로 구성된 4개 팀(8명), 조부모·부모·손자녀 3세대로 구성된 6개 팀(18명)이었다. 젊은 세대와 시니어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이 부족한 요즘 파크골프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취미 생활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3대가 함께 팀을 꾸려 출전한 전성술 씨(66)는 "가족 중 파크골프는 제가 가장 먼저 시작해서 권유했다"며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파크골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팀원의 실수를 격려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도 3대가 함께하는 파크골프의 장점이다. 한 팀에서는 손자의 티샷이 장애물을 맞고 튕겨나와 원래 위치로 돌아오자 머쓱한 표정을 짓는 손자에게 가족들이 입을 모아 "괜찮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치열한 수싸움도 펼쳐졌다. 이날 3세대 팀의 경기는 베스트 포섬 방식으로 진행됐다. 팀원 3명 중 2명이 티샷을 날린 뒤 더 좋은 위치에 떨어진 공으로 후속 플레이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티샷을 하는 순간에는 가족들의 웃음이 이어졌지만, 이후 세컨드샷을 준비할 때에는 무슨 공으로 플레이할지를 놓고 가족 간에 진지한 의견이 오갔다. 여기에 필드 곳곳에 위치한 수목과 경사가 천연 장애물 역할을 하면서 경기에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강남구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해 탄천파크골프장이 만들어지면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이번 대회를 개최한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