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3 14:12:48
올여름 예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6∼8월 3개월 전망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보다 더 높게 제시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초여름에 해당하는 6월의 기온은 평년(21.1∼21.7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이 20%로 나타났다.
7월(평년기온 24.0∼25.2도)과 8월(24.6∼25.6도)은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돌 확률이 50%로 제시됐다. 비슷할 확률은 40%이고 낮을 확률은 10%에 불과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11개국 기상 당국 474개 기후예측모델 전망치를 평균 냈을 때도 올여름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이 큰 것으로 나왔다.
기후예측모델들의 앙상블 평균(여러 모델이 내놓은 전망치의 평균) 확률을 보면 6월은 평년보다 더울 확률이 58%, 7월은 64%, 8월은 71%였다.
기상청은 올여름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로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인 점을 꼽았다.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해당 지역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대류는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오르고 찬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으로, 대류가 활발하다는 것은 ‘상승기류’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위로 올라간 공기는 차가워지면서 다시 내려오게 되는데 공기가 하강하며 쌓이는 지역에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열대 서태평양에서 높은 해수면 온도 탓에 대류가 활발해지면서 상승기류가 발생하면 동아시아에 하강기류가 나타나고,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한다.
북반구에선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이 형성되면 우리나라로 고온다습한 남풍이 불게 되고 이는 무더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더위’가 나타났던 작년 여름,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에도 열대 서태평양에서 상승한 기류가 대만 부근 아열대 지역에 하강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북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지만 작년보다는 낮다”면서 “작년 더위에는 엘니뇨가 쇠퇴하고 있었던 점도 영향을 줬기에 작년과 비교하면 더위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발생하지 않은 ‘중립’ 상태다.
월별로 보면 올해 6월이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로 북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수준보다 높은 점이 제시됐다.
뜨거운 북인도양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라는 유체를 통해 열 등 에너지가 전파되는 ‘대기 파동’에 의해 고기압 옆에 저기압, 저기압 옆에는 고기압이 형성되는데 이 과정을 거쳐 북인도양에 고기압이 발달하면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이 만들어진다.
7월에는 남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수 있는 점이 더위를 예상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남인도양이 뜨거우면 북서태평양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주변엔 고기압이 형성된다.
8월 봄철 유럽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었던 점이 더위를 예상케 하는 점이다. 덮임이 적으면 지면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열이 많아 해당 지역에서 고기압이 잘 발달한다. 유럽 눈덮임 면적이 작아 고기압이 발달하면 대기 파동에 의해 우리나라 쪽에 고기압이 형성되고 이는 더위로 이어지게 된다.
기후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1973년 이후 52년간 6월 월평균기온은 0.6도, 7월은 0.7도, 8월은 1.0도 상승했다.
물론 올여름 기온을 낮출 만한 요인도 존재한다. 지난 봄 중국 동북부 눈 덮임이 적었던 점은 이 지역에 고기압을 발달시켜 우리나라에 저기압을 부를 수 있다. 저기압 영향권에 놓이면 기온이 낮아진다.
티베트 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많다. 이는 한여름 ‘땡볕 더위’를 부르는 티베트고기압 강도를 약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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