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3.02 23:37:32
전국 40개 의대 휴학생 2만명 복학 신청비율 한자릿수 그쳐 부처간 혼전에 갈등 장기화
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업을 거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의대 교육 파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휴학생들의 복귀가 요원한 데다 2025학년도 신입생이 수업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 일부 의대는 고육지책으로 개강 날짜를 미루거나 온라인 강의로 바꾸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대부분이 4일 개강하지만 학생들의 복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달 10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의 복학 신청자는 1495명으로, 전체 휴학생(1만8343명)의 8.2%에 그쳤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두고 의정 갈등이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의대생들은 휴학 등을 통한 수업 거부를 올해에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월에 의정 갈등을 해소할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부 부처 간 혼선으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사태가 더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일부 의대는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이번 학기를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고 나섰다. 접속만 해도 출석으로 인정되고 녹화한 수업을 나중에 들어도 되는 방식이다. 일단 출석 기준을 채우면 학생들이 뒤늦게 복귀하더라도 유급을 피할 수 있는 만큼 대다수 의대가 온·오프라인 강의를 병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한 의대 관계자는 “수업은 오프라인을 원칙으로 하되 사정에 따라 책임교수 재량껏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육지책으로 아예 개강을 연기한 의대도 늘어나고 있다. 강원대, 고신대, 울산대, 제주대 등 일부 의대는 개강을 3월 말로 연기했고, 가톨릭대는 개강을 4월 28일로 미루는 대신 방학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당초 2월로 예정됐던 ‘2025학년도 의과대학 교육 내실화 방안’ 발표를 최근 연기했다.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및 의학교육계와의 협의와 충분한 소통을 위해 발표가 지연되고 있음을 양해해달라”고 설명했다. 개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2024·2025학번 동시 수업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대학가와 의료계 사이에서는 부실 교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전국 의대는 작년에 휴학한 1학년 3000여 명에 신입생 4500여 명까지 1학년만 약 7500명인 상태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의정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이들이 올해도 휴학하면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이 훌쩍 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