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2.02 15:24:11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 기대했던 최장 9일 설 연휴 “눈 깜짝할 새 끝난 것 같다” 무기력·의욕저하 등 호소 “규칙적 생활로 회복해야”
“몇 개월간 기다리던 설 연휴가 이렇게 끝나다니 허무하고 우울해요.”
설 연휴가 끝나고 다시 출근을 앞둔 직장인들이 ‘연휴병’, ‘명절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최장 6일, 징검다리 연휴로 최장 9일에 이르는 긴 설 명절이 끝나자 시민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끼는 모습이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선아 씨(32)는 “6일 연휴가 끝나고 지난주 금요일 다시 회사에 나갔지만 하루종일 몸이 찌뿌둥하고 집중도 잘 안 됐다”며 “연휴 마지막 주말까지 끝나고 다시 휴일 없이 다시 일을 시작하려니 벌써 고역”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경기 용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최혜민 씨(29)도 “명절 내내 밤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났는데 다시 이른 출근 일정으로 복귀하려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가 끝난 후 신체 구조의 이상과 통증으로 인한 기능 저하를 호소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의욕상실, 무기력감 등을 느끼는 일련의 증상을 ‘명절증후군’ 또는 ‘연휴증후군’이라고 한다.
긴 연휴 동안 과식과 늦잠, 불규칙한 생활로 생체 리듬이 무너진 것이 ‘명절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명절 연휴는 임시공휴일 지정에 이어 지난달 31일이 징검다리 연휴로 최장 9일간 쉰 직장인들도 많았다. 일부 회사는 일괄 휴일을 지정해 직원들에게 9일 연속 연휴를 마련해 주기도 했고, 일부 직장인은 개별 연차를 활용해 9일 연휴를 완성했다.
서울 여의도 소재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이성민 씨(30)는 “임시공휴일이 지정되고 금요일에 연차도 써서 모처럼 9일간 푹 쉬었는데 다시 출근하려니 눈앞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연말부터 계엄·탄핵 등 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처음 맞는 달가운 연휴였기에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김성환 씨(48)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국이 계속 혼란스러웠는데 명절 연휴 간은 윤석열 대통령 관련 뉴스가 적었던 것 같아 피로감이 덜했다”며 “잠깐의 소강상태가 끝나고 다시 혼란스러워질 나라를 생각하니 머리 아프다”고 전했다.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은 일상적인 수면과 식사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평상시와 같이 조정하고, 야식을 피하고 수면 환경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기상 직후엔 일정 시간 햇볕을 쬐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무기력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통해 신체 활동을 늘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보충으로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연휴 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핵심은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통해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몸을 단계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만약 피로와 무기력감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는 다른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 조 교수는 “휴식이 적절하지 않거나 생체 리듬 교란이 지속된다면 불면증, 만성피로증후군,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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