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21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이 기존 1조6000억원에서 대폭 삭감된 60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13일 방위사업청은 인도네시아에서 11~12일 열린 방산전시회 참석을 계기로 현지 국방당국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F-21 공동 개발 기본합의서 개정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6년에 KF-21 개발비 20%인 약 1조7000억원(이후 1000억원 감액)을 2026년까지 부담하고 시제기 1대와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재정문제 등을 이유로 분담금 납입을 장기간 미뤄왔고, 지난해에는 '분담금을 1조원 깎는 대신 기술이전을 덜 받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8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인도네시아 측 요구를 수용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러한 가운데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됐던 인도네시아 측 기술진이 회사 밖으로 기술정보 문건을 유출하려다 적발돼 합의서 개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양측은 해당 기술진이 지난달 검찰에서 무혐의·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자 개정된 합의서에 최종 서명하고 방산 협력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다만 정부는 인도네시아 측 분담금이 대폭 삭감된 만큼 KF-21 시제기 제공을 비롯한 기술이전 수준에 대해 면밀히 재검토해 협의할 방침이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방산전시회 현장에서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차관을 만나 KF-21 공동 개발 사업협력을 재정비하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전투기 관련 사업뿐만 아니라 지상 및 해상 체계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석 청장은 "이번 방산전시회 방문을 통해 인도네시아 기술진 현안으로 그동안 다소 경색됐던 양국 방산협력 관계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