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9 16:34:01
“다른 후보들은 엘리트로 자라 서민 마음을 모르지. 이재명은 고생하고 커서 서민 마음을 잘 알아.”
19일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 낮시간임에도 서울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기차역이 맞닿아 행인들로 복잡한 이곳에서 한 중년 여성은 선거송에 맞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름을 목놓아 외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민을 생각하는 후보는 이재명 뿐”이라며 “꼭 당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은 이 후보 도착 전부터 지지자들로 푸른 물결을 일으켰다. 오후 2시 30분께 용산역 광장 유세 현장에 이 후보가 도착하자 경찰 추산 1500명(주최측 추산 3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양손에 든 푸른색 풍선을 높이 들어 흔들며 이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곳곳에서는 이 후보의 이름이 적힌 모자를 쓰거나 푸른색 스카프를 두른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공식 선거 운동 첫주에 지방 유세를 마치고 수도권에 입성한 이 후보는 지난주 출정식에서 신어 ‘완판 행렬’을 일으킨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운동화를 이날도 신고 용산역 광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용산역 광장은 이 후보에게 의미가 큰 장소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정권심판’ 상징성을 담아 공식 선거 운동 시작과 마무리를 이곳에서 했다. 이번에도 용산 대통령실 인근인 이곳을 택한 의도 역시 ‘내란 종식’ 의지를 피력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방탄 유리막도 등장했다. 이 후보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마련한 대책이다. 우리나라 대선 후보가 방탄 유리막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장경태·전현희·오기형·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전날 입당한 김상욱 의원이 함께 자리했다.
전일까지 영남과 호남을 돌며 화합을 강조한 이 후보는 서울에서도 진영·이념·지역에 따라 대립하는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먹고 살기도 힘들고 미래도 불확실한데 대체 왜 이렇게 갈라져 싸우는 것인가. 정치인들이 문제 아닌가”라며 “주인을 배반한 잘못된 일꾼은 심판해야 하는데, 못된 짓을 해도 나와 같은 색깔을 좋아한다고 ‘오냐오냐’ 해주면 나쁜 사람이 더 유리해지는 이상한 세상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자. 빨간 정책이면 어떻고 파란 정책이면 어떤가”라며 “크게 통합해서 하나로 함께 가도록 하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할 일”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장에 합류한 김상욱 의원이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 것을 언급하면서 “가짜 보수정당에서 고생하다가 이제야 제대로 된 당으로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찢어진 가짜 빅텐트에 몰려서 고생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말하는데, 진짜 빅텐트인 민주당으로 오시라”며 “우리 모두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시민 반응은 다양했다. 이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수였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이재명 후보의 유세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 후보 유세를 지켜보던 한 30대 여성은 밝은 표정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공약 이행률이 99%다. 선거를 위한 공약을 내세우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소모(21)씨 역시 “지난 12·3 계엄 때문에 다음 정부는 국민의힘이 아닌 정당에서 나오는 게 좋겠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이재명이 반려동물 정책이 있어 동물친화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홍석운(57)씨는 “분위기는 (이재명 후보가) 되는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김문수가 광주사태에서 운동도 하고 그랬다. 고생을 많이 했으니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을 이준석 후보의 지지자라고 소개한 30대 유모씨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려 시간 내서 찾아왔다”며 “이재명과 김문수는 너무 과거에 묶여있는 사람같다. 새로운 정치를 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마포 홍대입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현장 유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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