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8 15:20:15
김정은 위원장, 공군 현지지도 무인기 대응 역량도 과시 러 파병 대가로 기술 이전받고 현대전 경험 축적됐다는 평가
북한이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장면을 최초로 공개하고 무인기(드론) 대응 훈련을 실시하는 등 공군력 강화 흐름을 과시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파병 대가로 군사 기술 등을 이전받아 공군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북한군 제1공군사단 산하 비행연대를 방문해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미그-29(MiG-29) 전투기가 신형 공대공 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실사격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공대공 미사일은 전투기 등에서 공중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쓰는 유도 미사일이다. 전문가들은 공대공 미사일의 경우 한국도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무기 체계라는 점에서 북한의 이번 실사격 훈련 공개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1년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공개했는데, 실사격 장면은 이번에 처음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그-29 탑재용으로 러시아 공군이 개발했던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R-27을 북한식으로 국산화 개량한 모델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의 SNS에 “미국 ‘암람’, 중국 ‘PL-12’와 닮았는데 중 PL-12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개발됐다는 점, 러시아제 미그-29와 북한제 공대공 미사일의 체계 통합에는 러시아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 등 때문에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한 이번 훈련을 통해 드론 개발 능력과 드론 대응 역량도 과시했다. 북한은 관영 매체 보도 사진을 통해 지난 2023년 공개한 전략 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의 비행 모습을 재차 공개했다.
두 드론은 미군 무인기와 닮아 각각 ‘북한판 글로벌 호크’, ‘북한판 ’리퍼‘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 드론을 사실상 ’복제‘한 이유는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의 드론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 측 피아식별에 제한을 두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또 북한은 이번 훈련에서 전투기와 헬기로 드론을 격추했다. 우리 군의 드론 전력 강화 움직임을 의식한 대응 훈련 성격이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드론 대응의 중요성을 북한이 인지했다는 평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 파병 이후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필요성, 전투 방식 변화 등을 절감하고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 방식으로 육해공 모든 분야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은 (러시아에서) 드론 공격에 따라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며 “이에 무인기 공격에 따른 반항공(방공) 방어 임무에 대한 훈련을 전개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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