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8 11:08:26
“밴드 붐 오게 할 세대, 우리가 될거예요.”
“대중 옆에 언제나 있는, 가장 가까운 밴드가 되고 싶어요.”
밴드 루시의 기개는 대단했다. 아이돌 그룹 노래가 판을 치는 가요계에서 밴드의 붐을 외쳤고 그 주인공으로 자신들을 꼽았다.
루시(신예찬·최상엽·조원상·신광일)는 최근 여섯 번째 EP앨범 ‘와장창’을 발매했다. 타이틀 곡 ‘잠깨’와 ‘하마’를 비롯해 ‘내가 더’, ‘뚝딱’, ‘미워하지 않아도 될 수많은 이유’, ‘블루’까지 총 6곡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최상엽은 “멤버들 모두 이번 앨범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기대감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곡들로 완성했기 때문에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멤버 신광일이 지난해 9월 입대하면서 루시는 현재 3인조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드러머이자 보컬 멤버인 그의 부재에 메인 보컬인 최상엽의 무게가 막중해질 거라 예상됐으나 남은 멤버들이 골고루 보컬에 합세해 힘을 나누고 있다.
신예찬은 “세 명이서 어떻게 해나가야할 지 고민을 많이 하며 앨범을 준비했다. 이전의 모습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다.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는 어렵고, 다수 전문적인 음악 스타일을 넘어 모두가 쉽게 느끼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악을 하자고 입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루시 노래를 들으면 한 번에 루시 곡이구나, 느끼도록 작업했다. 우리만의 색이 녹아져 있다”고 이번 앨범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루시는 가수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스토리에서 선보인 첫 밴드로 출발했다. 2019년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JTBC 슈퍼밴드에서 처음 결성되어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 해가 거듭할수록 인지도와 음악적 실력을 키워오면서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2024년을 이끌어갈 밴드로 선정됐다.
특히 이들은 국내 주요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렸으며 더불어 대만,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밴드로서 급성장하고 있다.
최상엽은 “인기에 대한 실감을 사실 크게 느끼진 못한다. 타 밴드 아티스트들이 멋있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나름 선전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다”며 “우리도 더 열심히 해서 가요계 초대형 밴드 붐을 이끌어보고 싶다”라고 야무진 포부를 드러냈다.
최상엽은 밴드 음악의 장점을 ‘긴 수명’이라고 꼽으며 “언제 들어도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하고 간직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바라봤다.
단연 밴드 붐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페스티벌을 접수한 루시는 지난해 첫 월드투어를 개최했다. 서울을 포함해 아시아, 북미 주요 도시를 돌며 K밴드신 대표주자로 우뚝 올라섰다.
신예찬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로 하여금 많은 분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자체가 큰 기쁨이자 청춘이라고 생각이 든다”라며 “우리 음악을 다양한 세대의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걸 보며 감사하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노랫말과 음악을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한다”라며 진중한 태도도 보였다.
조원상 역시 밴드 붐을 언급하며 “데뷔한 지 5년이 됐다. 지금껏 활동하며 아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두터운 팬층도 생겼고 5년을 버티면서 우리도 장수할 수 있는 밴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실력적으로 향상했다는 최상엽은 “EP, 싱글 등 여러 형태 앨범을 만들어오며 우리만의 내공을 차근차근 쌓아왔다고 생각한다”며 “광일이가 제대하고 오면 그때 다 같이 완성도 높은 정규 앨범을 만들고 싶다. 그때까지 우리가 루시만의 비단길을 잘 깔아놓으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감은 가지고 있되 겸손함은 잃지 않았다. 조원상은 “사랑해주시는 것에 대한 합당한 실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기와 주목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감사한 마음을 갖고 더 잘해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루시는 이번 앨범 발매와 함께 5월 2~4일 사흘간,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페스티벌에서, 단독 콘서트 개최까지 점차 자신들만의 무대 크기를 넓히고 있는 루시는 최종 입성 목표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삼았다.
최상엽은 “저게 밴드의 궁극적인 모습이구나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하나의 분야에 도전하면 많은 분들에게 귀감이 되고, 또 한 획을 그어야하지 않겠나”라고 앞날을 그렸다.
그러면서 “우리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들, 또 많은 팬분들이 함께 음악을 즐겨주시고 자신들의 멋진 청춘의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끝으로 루시는 “진정성 있는 음악들로 리스너들에게 차분히 다가가겠다. 거짓 없는 진실된 밴드로 대중 곁에 오랜 기간 머물 것”이라고 목표를 설정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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