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7.01 18:54:00
이남윤 전 고려대 교수, 조철현 전 서울대 교수 우수 연구자들·세계적 석학 잇달아 영입 “연구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 포스텍, 정착 지원금 등 연구환경 개선 노력
포스텍이 수도권 명문대 교수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지방 소재 대학의 교수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이탈하고 있지만, 포스텍은 우수한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쟁쟁한 연구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남윤 전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와 조철현 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올해 포스텍에 합류했다. 이들은 각종 수상 실적을 보유할 정도로 모두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 석학이다.
이남윤 교수는 5G·6G 거대 다중안테나 전송 기술과 차세대 위성통신 분야 글로벌 전문가다.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젊은 연구자상, 올해의 IT 젊은공학자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연구 성과를 널리 인정받았다.
원래 포스텍에서 교수 생활을 했던 이 교수는 2022년 고려대 교수로 부임했다가, 지난 3월에 포스텍에 재부임했다. 보통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교수는 다시 되돌아온 것이다.
조철현 교수는 기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로, 2023년 대한수학회 최고 권위상인 ‘디아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스텍이 위치한 포항은 지방 소멸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도시다. 철강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인구 5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청년 인구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수들이 포항으로 온 이유는 우수한 연구 환경때문이다. 포스텍은 신임 교원의 초기 정착 지원금을 5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신임 교원은 연구 과제를 수주하기 어려우면서도 실험실을 구축하는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학교 측에서 적극 지원한다.
또한 만 50세부터 정년을 70세까지 미리 연장할 수 있는 ‘정년연장 조기결정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포스텍은 최근 50대 초반 교수들을 ‘포스텍 정년연장 석학교수’로 선정해, 연구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도권의 좋은 도시 인프라보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적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수들이 포스텍을 찾는 것이다.
포스텍의 이 같은 영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8월에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캠퍼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최영준 박사가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양자 분야에서 연구 실적을 쌓아온 최 박사는 네이처에 1저자 논문을 4편 발표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텍은 그에게 초기 정착비와 특별지원금을 포함해 총 1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종봉 포스텍 교무처장은 “전국적인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 연구 업적이 탁월한 교수들이 포항을 선택한 것은 연구 환경 수준과 독자적인 경쟁력이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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