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데이터 AI 에이전트' 적극 활용 나선 기업들 코파일럿·파워플랫폼·애저AI 실제 업무 기획·실행까지 도와 글로벌 기업 46%는 이미 도입 단순 업무는 AI에 맡기고 직원들은 창의적 업무 집중 버진머니, AI 상담 만족 높아 은행 내 최고 평점 서비스로 후지쓰, 영업 생산성 67% 쑥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글로벌 기업의 업무방식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에 입력된 예문을 바탕으로 단순 질의응답만 했던 챗봇을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추론하는 AI가 업무 맥락과 상황을 파악해 가장 최적화된 답변을 내놓을 뿐 아니라 실행까지 도와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AI 에이전트의 장점에 주목한 기업들은 비효율적으로 반복되던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제 고객 응대와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 운영 전반에 걸쳐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 2025'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난다. MS에 따르면 글로벌 리더 중 46%는 이미 AI 에이전트를 도입했으며, 같은 비율의 직원들 역시 이를 아이디어 발굴이나 창의적 사고를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에이전트가 보급될 수 있는 것은 누구나 쉽게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포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 덕택이다. 기업들은 MS의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 파워 플랫폼(Power Platform), 애저 AI 파운드리(Azure AI Foundry) 등을 활용해 에이전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코파일럿 스튜디오는 조직 필요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자동화 앱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현재 포천 500대 기업 90%를 포함한 23만개 이상의 조직이 도입해 활용 중이다.
도입 효과는 뚜렷하다. MS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기업 아토믹워크는 에이전트를 도입한 지 6개월 만에 직원 문의 중 65%가 자동응답으로 전환되고, 평균 10분 걸리던 사내 정보 검색 시간은 30초로 줄었다. 회계 및 컨설팅 기업 BDO콜롬비아는 급여·재무 업무의 운영 부담이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업무 처리 정확도는 99.9% 수준을 유지했다. 제과 업체 그루포빔보는 650개의 에이전트를 운영해 고객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연간 수천만 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운영 효율을 개선한 사례도 주목된다. 화학기업 다우는 에이전트를 통해 물류 송장 검토 기간을 수 주에서 수 분으로 단축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후지쓰는 영업 부서의 생산성을 67% 끌어올렸다. 회계·컨설팅 기업 KPMG는 환경·책임·투명경영(ESG) 컨설팅 분야에서 프로그램 기간을 18개월 단축하고, 유지 부담도 절반으로 축소했다.
AI 에이전트 도입 효과는 기업만 누리는 것이 아니다. 100만건 이상의 고객 상담을 AI가 처리하는 금융사 버진머니는 고객 만족도가 높아 은행 내에서 최고 평점을 받은 고객 서비스 채널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 취향이 시시각각 바뀌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산업에서는 AI 에이전트 도입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와 미국 내 이동통신 2위 기업 티모바일은 각각 마케팅과 리테일 현장에서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뷰티 업종은 소비자보다 한발 앞서 반응하며 제품 출시 속도를 이전보다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에스티로더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통해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컨슈머IQ(ConsumerIQ)를 활용하고 있다.
마케팅 조직은 이를 통해 제품 기획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메시지 전달 방식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로 업무 부담을 덜어내고 그 대신 창의력을 더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단순한 업무 자동화가 아니라 에스티로더가 추구하는 조직 문화의 본질과도 연결된다. 회사는 '뷰티의 재창조'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빠르고 간결하며 민첩하게 일하는 방식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할 때 제품 정보를 빠르게 비교하고 정확히 안내하는 것은 상담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다. 티모바일은 이를 위해 MS 파워 앱스 기반 자체 AI 에이전트 앱인 프로모지니어스(PromoGenius)를 개발했다. 이 앱은 20개 이상의 스마트폰 제조사 데이터를 통합해 직원이 실시간으로 모델 사양과 조건을 비교하고 고객에게 맞는 기기를 제안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복잡한 정보를 빠르게 정리해 제공함으로써 응대 속도와 상담의 일관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장 운영 방식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다. 예전처럼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정보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상담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 고객 응대가 훨씬 매끄러워졌다는 것이 현장 직원들의 반응이다. 또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문서화해 고객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어 사후 설명 과정에서도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재 프로모지니어스는 미국 전역 티모바일 매장 직원들의 필수 앱이 됐다. 하루 평균 사용 인원은 8만3000명이 넘고, 월간 실행 횟수는 50만회를 넘었는데, 이는 이 회사의 전체 사내 비즈니스 앱 가운데 사용량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