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06 14:02:45
국내 반려동물 시장 2027년 6조 영양제부터 전문의약품까지 성장 HK이노엔·유유·유한 신약개발도
“집사라면 영양제 한 두 개쯤은 기본이죠. 사람 건강기능식품 만큼 종류도 다양해요.”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씨는 반려묘 ‘쫑이’의 사료에 하루도 빠짐없이 콜라겐을 섞는다. 여기에 관절 건강을 위한 글루코사민, 털 빠짐을 줄이기 위한 오메가3는 기본이다. 그는 “이제는 반려동물도 ‘웰빙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펫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루테인·보스웰리아 같은 영양제부터 아토피·신장질환 치료용 전문의약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섰고 2027년에는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속속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전문 브랜드까지 내걸고 줄줄이 신제품을 출시중이다.
동아제약은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벳플’을 만들어 반려견 3종(관절케어, 눈케어, 스트레스케어), 반려묘 3종(헤어볼케어, 요로케어, 스트레스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최근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리버펫’의 맞춤형 영양제 라인업 ‘보령 리베펫 닥터’ 6종을 출시했다. 리베펫 닥터는 분말형 반려동물 영양제로 종합 건강, 구강 건강, 관절 건강, 눈 건강, 면역 케어, 피모 건강 등 6가지로 구성됐다. 대웅제약도 자회사 ‘대웅펫’을 통해 ‘임팩타민펫’ 시리즈는 물론 반려동물 전용 간식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반려동물 의약품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2022년 143억9610만달러(19조4980억원)에서 2027년 195억6820만달러(26조5031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동물용 의약품 시장은 화이자에서 분사한 ‘조에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머크 애니멀헬스 등 소수 글로벌 빅파마가 시장의 약 70~80%를 과점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HK이노엔은 JAK-1 억제제 기반 반려동물 아토피 치료제 ‘IN-115314’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국내 10여 개 동물병원과 함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이 물질을 사람용 연고제와 반려동물용 경구제로 동시에 개발 중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반려동물 의약품 분야에서는 IN-115314가 새로운 신화를 만들 주자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제품이 장악한 시장에서 국산 반려동물 치료제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유유제약은 미국의 반려동물 신약개발 스타트업 ‘VETMAB BIOSCIENCES’와 반려견 커뮤니티 기업 ‘DOG PPL’에 투자하며, 동물의약품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동물용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용품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포함시키고 수의학 감염병 전문가 최강석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1년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와 2023년 반려동물 골관절염 주사제 ‘애니콘주’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들어 국내 바이오벤처와 협업을 통해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반려동물 피부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 못지않게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보호자가 늘면서, 제약사들에게는 이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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