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알파이볼브 공개 목적에 맞게 AI 모델 골라 알고리즘 자체 설계 후 개선 데이터센터 효율 높이고 AI반도체 성능 끌어올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스웨덴에 위치한 스톡홀름대학교에서 강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구글의 AI 연구 조직인 '구글 딥마인드'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알파이볼브(AlphaEvolve)'를 공개했다.
알파이볼브는 코딩능력을 갖추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트로 구글 내에서 많은 문제를 풀어내고 있다. 과학적 발견과 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AI의 예시가 될 것으로 구글은 기대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알파이볼브를 공개했다. 알파이볼브는 구글이 만든 거대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의 여러 모델과 AI가 스스로 진화하는 능력을 결합해서 만들어졌다. 구글 딥마인드에 따르면 알파이볼브는 아이디어 탐색의 폭을 넓히는 데는 가볍고 빠른 제미나이 플래시를, 통찰력 있는 제안과 깊이를 얻기 위해서는 사고능력이 뛰어난 제미나이 프로를 사용한다.
AI 코딩 에이전트는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알파이볼브는 심층적 역량에서 차별화된다. 특정 AI가 제안한 코드를 다른 모델이 평가지표로 검증하도록 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게 한다. 제미나이 플래시로 모델을 만들고 제미나이 프로가 심층 분석을 통해 알고리즘을 평가한 뒤 더 고도화하는 식이다. 수많은 해법을 생성하고 이를 자동평가 시스템이 분석해 가장 뛰어난 해결능력을 진화시키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솔루션의 정확도와 품질을 개선하는 한편 환각 현상도 줄일 수 있다.
푸시미트 콜리 구글 딥마인드 AI포 사이언스 담당 부사장은 "(알파이볼브는) 일종의 초고급 코딩 에이전트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단순히 코딩을 돕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몰랐던 결과를 실제로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알파이볼브를 조직 내에서 활용해 실제 효과를 보고 있다. 알파이볼브는 구글이 전 세계 서버 수백만 대에 작업을 할당할 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개선 방법을 발견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모든 데이터센터에서 1년 이상 이용해왔으며, 구글의 전체 컴퓨팅 리소스의 0.7%를 절약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AI 반도체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를 개발하는 과정에도 기여했다. 불필요한 연산을 제거한 새로운 설계코드를 생성하고 AI 훈련에 필요한 곱셈 연산 속도를 23% 향상시킴으로써 제미나이 훈련 시간을 단축시키기도 했다.
영국 워릭대학교의 수학자인 야코프 무스바워 교수는 MIT리뷰에 "(알파이볼브의) 이런 접근 방식은 매우 다양한 문제에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AI는 수학과 컴퓨터 과학에서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딥마인드에 따르면 알파이볼브는 1969년 발견된 슈트라센의 수학 알고리즘을 개선했고 수학 분석·기하학·조합론·정수론에서 미해결된 문제 50개 이상에 적용돼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지식은 더 많은 지식을 낳고, 알고리즘은 다른 알고리즘을 최적화한다"면서 "우리는 알파이볼브를 통해 AI 생태계를 최적화하고 있으며 플라이휠이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고 적었다.
알파이볼브의 등장으로 AI가 궁극적으로 인류의 과학·공학 발전 속도를 가속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구글 딥마인드는 이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다양한 AI를 공개해왔다.
구글 딥마인드가 2018년 내놓은 알파폴드는 생물학 발전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알파폴드는 아미노산 서열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모델로, 생명공학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감소시켰다. 이후 알파폴드2·3까지 출현하면서 분석능력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구글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 개발회사 아이소모픽랩스를 만들기도 했다. 알파폴드 개발에 대한 공로로 허사비스 CEO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