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8 08:26:37
웨스 앤더슨 표 기상천외 첩보 스릴러가 온다. 바로 ‘페니키안 스킴’이다.
영화는 자자 코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자자 코다는 6번의 추락 사고와 숱한 암살 위협으로부터 살아 돌아온 거물 사업가다. 그는 페니키아가 향후 150년간 수익을 낼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믿어 전역에 걸쳐 프로젝트를 구상해 뒀다.
계획이 착수되기 전 계속되는 경쟁자들의 방해에 위협을 느낀 그는 숙원 사업인 ‘페니키안 스킴’을 완수하기 위해 수련수녀인 외동딸 리즐을 상속자로 지정하고 집으로 불러들인다. 사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자자는 딸 리즐과 가정교사 비욘을 데리고 주요 동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페니키아로 떠난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으로 아름다운 미장센, 개성 강한 캐릭터, 흥미로운 이야기 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웨스 앤더슨 감독 신작답다.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그는 ‘페니키안 스킴’에서도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완벽한 대칭 구도의 촬영,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색감 등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작은 소품과 그림 하나하나까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 등에서 존재감을 뽐낸 배우 베니시오 델 토로의 연기도 두말할 것 없다. 자자 코다로 완벽 변신, 입체적인 연기로 몰입감을 더한다. 할리우드 스타 케이트 윈슬렛의 딸로 알려진 신예 미아 트리플턴도 눈에 띈다. 리즐 코다 역을 맡아 상냥하면서도 살벌한 매력을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정교사로 고용된 곤충 박사 비욘 역을 맡은 배우 마이클 세라도 제 몫을 다한다.
그뿐일까. 스칼렛 요한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행크스, 브라이언 크랜스톤, 리즈 아메드, 루퍼트 프렌드, 윌렘 대포, 샬롯 갱스부르, 마티유 아말릭, 빌 머레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크고 작은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 활약한다. 엉뚱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
‘페니키안 스킴’은 첩보 스릴러지만, 로드 무비이자 성장담이기도 하다. 블랙 코미디도 있고,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다. 그런데 넘쳐나는 정보량과 자막을 한번에 다 소화하기 힘들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와 캐릭터, 미장센 등으로 무장했다.
최근 열린 제78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공개 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후 웨스 앤더슨의 진가를 깨닫게 하는 영화”(The Hollywood Reporter), “가장 ‘웨스 앤더슨 다운’ 작품”(The Telegraph), “웨스 앤더슨만의 우아하고, 독특하고, 정갈한 코미디”(Guardian), “우리가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 기대하는 모든 것”(The Independent), “영화를 이끈 베니시오 델 토로 최고의 연기” (Deadline Hollywood Daily) 등 호평을 받았다.
오늘(28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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