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도 다 같은 하이볼이 아니다. '하이볼=위스키+탄산수'라는 간단한 공식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하이볼 열풍이 본격화한 것은 2022년 무렵부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양한 맛의 술을 즐기는 추세가 불붙었고 저도주와 믹솔로지(여러 맛을 섞어 만들어 즐기는 추세)가 주류 트렌드로 부상했다. 와인과 위스키 유행을 거쳐 좀 더 다채로우면서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술로 하이볼이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세븐일레븐은 하이볼 유행이 시작되자마자 제주 흑돼지 맛집 '숙성도'와 손잡고 식당에서 테스트 판매 기간을 거쳐 2023년 2월 '숙성도 하이볼'을 본격 출시했다. 이후 업계 최초로 실제 위스키를 넣은 '몰트위스키 하이볼', 스코틀랜드 최상급 위스키를 넣은 '스카치위스키 하이볼' 등을 연달아 출시했다.
즉석가공음료(RTD) 시장의 부상을 내다보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서나간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세븐일레븐의 하이볼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2023년 동기 대비 20배가량 폭증했다.
최근 하이볼의 트렌드는 하이볼에 무엇을 더 넣느냐에 집중돼 있다.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상품을 취향껏 개량하고 조합해 즐기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커지면서 기존의 탄산수 대신 탄산음료나 홍초, 홍차 등을 넣은 이색 하이볼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일본 여행을 해본 사람이 많아지면서 현지처럼 레몬·자몽 등 과일 조각을 넣은 원물 하이볼도 국내에서 각광받았다. 일본 술집에서 하이볼을 주문하면 보통 레몬이 곁들여 나오는데 이것을 다양하게 응용하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자몽 원물이 들어간 '하이볼에 빠진 자몽'을 출시했다. 현재까지 과일 원물 하이볼 5종을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국내 최초로 와인과 하이볼이라는 두 주종을 결합한 '와인볼'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추세의 연장선에서 여름휴가 시즌을 겨냥한 '요하볼'을 새롭게 출시한다. 이름 그대로 요구르트와 하이볼을 결합한 상품이다. 요구르트 모양으로 만든 직관적인 패키징이 연령대를 불문하고 공감대를 일으킬 것이라고 세븐일레븐은 기대하고 있다. 어린 시절 즐겨 마시던 요구르트를 성인이 된 이후 하이볼로 즐긴다는 점에서 '어른이(어른+어린이)의 술'이라는 콘셉트다. 가격은 4500원이다. 요하볼은 저도주 트렌드에 맞게 알코올 도수를 3도로 낮게 맞췄다. 하이볼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새콤달콤한 요구르트 맛과 청량한 하이볼이 조화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양주·와인 담당 MD는 "하이볼이 국내 소비자의 활발한 모디슈머 트렌드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이색 하이볼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