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젊은 세대 사로잡는 곳 포항 현실 속 카트라이더부터 해녀체험까지 노을 감상하는 낚시에 낭만 월척은 덤 인심 넉넉한 영덕…살 꽉찬 대게맛 일품 정준하·안정환 등 셀럽도 다녀간 카페봄 주민 추천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 상쾌 동해안에서도 손꼽히는 청정해역 울진 요트 위 망중한…다이빙하며 온몸 짜릿 된장·고추장·게살 넣은 게짜박이 군침
공중에서 바라 본 포항 이가리 닻 전망대.한국관광공사
'파도 파도 끝없는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 매순간 즐거울 터.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는 5월은 날씨부터 지원사격 준비를 마쳤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양수산부,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 부처에서는 5월을 '바다가는 달'로 정해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여행플러스는 포항 울진 영덕 등 경북 지역을 직접 찾아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의 아픔을 딛고 다채로운 해양관광의 매력은 물론, 지역별 특화 해양관광 행사를 선보이는 모습을 다각도로 취재해 소개한다. <편집주 주>
포항
톡톡 튀는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여행지로 포항을 빼놓을 수 없다. 진부한 여행이 아닌 특별한 체험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핫한 바다 여행지로 포항이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에서 KTX로 2시간30분이면 도착하는 포항에선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카트를 타고, 해녀복 입고 해산물도 캐보고, 기막힌 노을을 감상하며 낚시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이색적인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현실 속 카트라이더 체험 'N7카트'
포항에 도착했다면 가장 먼저 많은 사람이 몰리기 전 포항 호미곶 인근 해안도로를 카트로 달려보자. 체험은 호미곶 해맞이광장 주차장 옆 등대편의점에서 진행 가능하다.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헬멧을 착용하면 안전교육을 받은 뒤 누구나 카트를 빌려 해안도로를 달릴 수 있다.
출발 전 간단한 카트 운행 방법과 이동 노선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처음 해보는 사람도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운전 방법은 단순하다. 한편으로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 바다와 귀여운 카트를 함께 담은 인증 사진도 필수다. 마치 현실 속 카트라이더 게임을 하듯 일행과 바닷바람 맞으며 속도를 즐겨보자.
물론 안전은 늘 유념해야 한다. 운전법이 단순하지만 찻길로 다니고 속도가 자칫 빨라질 수 있으니 탑승하는 동안 긴장을 늦추지 말자. 30분 또는 1시간 동안 이용 가능하며 카트 수가 한정적이니 방문 전 전화 예약은 필수다.
육지 유일 해녀체험 '호미곶해녀체험'
해녀 체험이라 하면 대부분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것을 떠올릴 테다. 하지만 육지에서도 유일하게 해녀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포항이다. 정해숙 경주대 AI융합미디어학과 교수가 6년 전 고령화로 사라져가는 해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해녀복으로 환복해 오늘의 해녀로 변신하고, 직접 물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해본 뒤 쓰레기까지 줍는 순서로 마무리된다. 체험 시작 전 1970년대 해녀 슈트가 보급되기 이전 해녀들이 입던 옷을 참고해 만든 해녀 체험복으로 환복을 한다. 해녀 채집 도구인 테왁, 망사리 등의 용어도 배운다. 방문객들이 해녀들의 노고를 이해하고 현지 해녀들의 일상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체험 중 성게, 따개비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을 만나고, 일부 성게는 직접 맛볼 수 있도록 교수가 손질해준다. 체험을 마치고 바다에서 쓰레기를 하나씩 주워오면, 버려진 병뚜껑으로 만든 키링을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전복을 넣은 컵라면을 하나씩 먹으면서 체험을 마무리한다. 특히나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객에게 추천하고 싶지만, 성인들끼리 체험해도 충분히 즐겁고 이색적이다. 체험은 예약제로 진행하니 방문 전 전화로 문의해보자.
낚시체험에 맛있는 음식까지 '이가상회'
노을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이가리 닻 전망대 근처 낚시카페 이가상회에서는 낚시 체험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카페 앞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거나 선상 낚시 체험도 가능하다. 카페 1층에선 낚시 용품과 먹거리 등을 판매하고 낚시 체험을 위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2층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다를 배경으로 감성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예쁘게 꾸며져 있다.
방파제 낚시 체험은 낚시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낚싯대, 미끼, 채비, 낚시 용품, 의자 등을 대여할 수 있다. 낚시가 처음인 사람들도 도전할 수 있도록 사장이 친절하고 자세하게 낚시 방법을 알려준다. 보기보다 쉽지 않지만 제한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여유를 가지고 익혀보자.
음식도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다. 우삼겹 품은 떡볶이, 새우 품은 햄야채필라프, 해물 품은 라면 등의 요리가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하게 나온다. 꼭 실내에서 먹지 않고 낚시를 즐기며 밖에서 먹을 수 있도록 돗자리 등을 세팅해줘 캠핑을 온 듯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곳은 꼭 해 질 녘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노을이 매우 아름답게 펼쳐져 낭만을 더해준다. 고기를 잡지 못하면 어떠랴. 바다 풍경과 맛있는 음식, 이색적인 경험만으로도 마음에 큰 힐링을 준다.
포항 속 로마… '카페포토피아'
시원한 바다도 보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에서 사진도 찍고 잠시 쉬고 싶다면 로마의 콜로세움을 닮은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포토피아로 향해보자. 웨딩 촬영지로 자주 활용되는 공간답게 정원뷰, 오션뷰 등 층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며 한 공간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창문이나 가구에서 유럽 감성이 느껴지고 실제로 빵과 커피도 이탈리아 정통 방식으로 만든다고 한다. 가장 위층 옥상으로 올라가면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탁 트인 파다 풍경을 감상하기 제격이다.
포항 오션뷰 숙소 '라한호텔 포항'
숙소에서도 바다를 만끽하고 싶다면 영일대 해수욕장을 전 객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라한호텔 포항을 추천한다. 역에서 차로 20분이면 도착하고, 포스코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레저와 비즈니스 고객 모두에게 최상의 위치를 자랑한다.
동해가 파노라마 뷰로 펼쳐지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즐기고 객실에서 영일정과 포스코의 반짝이는 야경을 감상하며 낭만 가득한 바다 여행을 즐기기 제격이다.
살이 꽉 차 토실토실한 영덕 대게.한국관광공사
영덕
대게가 되게 유명한 영덕. 이른 아침, 영덕 강구항의 대게 거리에 가면 어부들이 게를 선별하는 작업을 볼 수 있다. 4박5일간 배를 탄 영덕 어부들이 2000여 마리의 홍게를 잡아 왔다. 그 모습이 신기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한 어부가 양손에 홍게 2마리를 쥐여 줬다. 가져가란다. 그 비싼 홍게를 말이다.
그 모습을 지켜본 영덕 군민이 "딸이 읎어가 그라나?(없어서 그래?)" 하며 핀잔을 줬다. 여기에 "아빠!" 하고 응수하니 홍게를 쥐여 준 어부가 피식 웃는다. 군민이 놀라며 "게 두 마리에 아빠가 된 거야?" 한다. 넉살 좋은 '게 아빠(?)'가 생겨버렸다. 영덕 인심이 그렇다.
10년 넘게 자리 지킨 대게 식당
영덕에서는 걸음마다 발에 차이는 게 대게 식당이다. 그런 영덕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킨 대게 식당이 있다. 영덕강구항대게직판장에 자리한 대명대게. 이곳의 대표 메뉴는 '대게 코스 한상'이다. 가자미 물회, 간장 게장, 대게 회, 연어와 광어회, 게살 튀김, 전복과 멍게 등등. 가짓수만 무려 15개다. 젓가락이 모든 반찬에 고루 향한다.
이 집이 장수 식당인 비결은 품질에 있다. 이곳은 오로지 최상품 대게인 박달대게만 취급한다. 이 때문에 몸통부터 다리까지 살이 꽉꽉 찬 토실토실한 대게를 맛볼 수 있다. 게 내장에 밥과 김 가루, 깨를 섞어 비벼 주는 대게장밥은 놓칠 수 없다. 굵직한 대게 다리를 넣고 끓여 시원한 육수가 일품인 대게찜에 라면까지 넣어서 먹어주면 진짜 끝이다. 영덕 여행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파도가 들이쳐도 이상하지 않은 카페
당장 파도가 들이쳐도 이상하지 않은 영덕 카페가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바다가 코앞에 있다. 그 주인공은 강구항의 '카페봄'. 기가 막힌 위치 덕에 개그맨 정준하, 축구선수 안정환 등 유명 인사도 다수 다녀갔다. 방문객 중 젊은 층 비율이 대략 70%에 이른다고.
카페 어느 곳에서든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할 필요가 없다. 카페는 총 2층 규모로 1층에서는 바다와 눈 맞춤을 할 수 있고 위로 올라가면 바다를 발아래 두고 내려다볼 수 있다. 봄부터 초여름, 가을에는 접이식 창문을 활짝 열어 놓는데 비릿한 바다 내음과 파도 소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한마디로 오감으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부산서 '바다' 보러 영덕까지
영덕군 강구항 남쪽에 자리한 '삼사해상산책로'. 이곳에서 부산에서 왔다는 한 여행객을 만났다. "어쩌다 영덕에 왔냐"고 물으니 "바다를 보러 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바다가 있는 부산서 굳이 영덕까지 오다니. 그는 "자식이 영덕으로 요양을 보내줬다. 영덕 바다는 물이 맑아서 정말 좋다. 부산 바다는 해수욕장이 많아서 늘 사람에 치이는데, 이곳은 여유로워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바다에 큰 파도가 시원하게 일어 울퉁불퉁 솟아있는 암초를 덮는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수심이 얕은 곳은 바닥이 훤히 보인다. 영덕 바다의 아름다움에 넋 놓고 물 멍(?)을 때리게 된다. 그제야 부산서 영덕으로 바다를 구경하러 왔다는 여행객의 말이 이해가 간다.
현지인이 입 모아 추천하는 그 숲
영덕서 택시 기사, 식당 주인, 정류장에 앉아 있는 어르신께 어디가 가볼 만하냐고 물었다. 하나같이 바다를 다녀왔으면 숲, 숲, 숲이란다.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영덕 현지인이 추천하는 숨은 명소다.
이곳은 사실 사유지다. 한 영덕 군민이 20여 년 전부터 66만1157㎡(20만평) 규모 땅에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하나둘 심은 것이 숲에 이르렀다. 심성 좋은 그 영덕 주민은 이곳을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나무를 어찌나 잘 가꿨는지 한참을 올려다봐야 나무 꼭대기인 '우듬지'가 보인다. 상쾌한 공기 덕에 숨 쉬는 게 즐겁다.
영덕 바다가 내 손안에 '뚝딱이네'
영덕 지품면에 자리한 공방인 '뚝딱이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1~2시간이면 끝나는 '레진 아트' 체험이다. 투명한 레진을 통 겉에 바르는 게 시작이다. 레진 위 고운 모래와 굵은 모래를 취향껏 뿌리면 모래톱이 만들어진다. 옅은 하늘색과 진한 파란색으로 색상을 나눠 레진을 칠하면 영덕 바다와 얼추 비슷하다.
흰색 레진으로 파도가 부서지면서 생기는 흰 부분인 '포말'을 그려낸다. 빨대로 레진 위를 불어주면 자연스럽게 파도가 밀려온 듯한 느낌을 낼 수 있다. 그 위에 반짝반짝 빛나는 조개 껍데기까지 올려준 뒤 굳히면 영덕 바다가 내 손아귀에 있는 듯하다.
1997년생 청년 농부가 운영하는 영덕 유일 바(Bar)
2023년 기준 영덕의 평균 연령은 57세다. 이런 영덕에 1997년생 청년 농부가 바(Bar)를 차렸다. 한지석 감자당 사장은 우연히 여행을 왔다가 자연환경에 푹 빠져 어느덧 영덕살이 5년 차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마을 어르신들이 호기심에 들렀다가 낯설어 발길을 돌리기 부지기수였다. 한 사장의 친화력과 진심이 통했는지 지금은 손님의 80% 이상이 영덕 주민이다.
지금은 영덕에서 난 토마토를 사용한 '리치한 토마토' 칵테일이 인기다. 토마토의 은은한 풍미와 리치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소르베 형태의 떠먹는 칵테일이다. 제철 재료를 사용해 계절별로 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복숭아나 살구 등 햇과일을 이용한 칵테일을 내보일 예정이다.
수심 5m 실내 풀장에서 프리다이빙 체험하는 모습.울진해양레포츠센터
울진
울진의 바다는 동해안에서도 손에 꼽히는 청정 해역이다.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다. 여행하며 만난 주민들은 입을 모아 "이만 한 물색이 없다"고 말한다. 주변에 큰 강이 없고, 공장이 비교적 적어 오염이 덜 된 덕분이다. 눈에 담기만 해도 영혼까지 맑아지는 울진 바다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소개한다.
푸른 바다를 가르며, 요트체험
백문이 불여일견. 바다로 직접 나가보자. 울진요트학교는 울진에서 유일하게 요트 승선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승선신고서 작성 후 후포항 요트경기장으로 이동한다. 요트에 올라타 구명조끼를 입으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가 출항을 알린다.
"다른 지역은 큰 바다로 나가는 데에만 30분 걸려요. 여긴 10분이면 충분하죠." 요트 조종을 맡은 이한림 강사가 직접 밝힌 울진 요트체험의 장점은 조금만 나가도 망망대해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서해나 남해와 달리 부속 섬이 없기 때문에 항구만 벗어나면 눈앞이 온통 바다와 하늘뿐이다. 뻥 뚫린 시야에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요트는 등기산 스카이워크 밑 갓바위에서 잠시 멈춘다. 이곳이 요트 체험의 포토 스폿이다. 관광객들이 편히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파도가 최대한 적은 장소를 고심한 것이라고. 푸른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보자.
울진요트학교의 요트는 비가 와도 뜬다. 요트에 앉아 비에 젖지 않는 바다를 보는 것이 오히려 운치 있다. 이 강사는 "빗방울이 바다 위를 구른다"고 표현했다. 단 날씨가 맑더라도 풍랑주의보가 뜰 경우 운행을 중단한다. 예약은 전화로 가능하다.
바닷속으로, 다이빙 체험
울진은 물이 맑아 전국의 다이버들이 찾는다. 국내 3대 스쿠버다이빙 포인트 중 한 곳이 울진의 왕돌초. 울진군이 설립해 한국프리다이빙협회가 운영하는 울진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다이빙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게다가 수심 5m의 대규모 실내 풀장이 있어 계절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은 프리다이빙 1일 체험. 이날 체험 교육을 맡은 강사는 "프리다이빙은 슈트 입을 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60대 이상 고객도 찾아온다고. 맞춤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수영이나 잠수를 못 하는 사람도 2시간이 지나고 나면 물속으로 다이빙할 수 있게 된다.
체험은 호흡법부터 물에 뜨는 법, 오리발 훈련까지 차근차근 밟아간다. 1일 체험이라고 해서 건너뛰는 단계는 없다. 강사는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찾아와준 분들이 충분히 즐기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기본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초훈련 후 본격적으로 프리다이빙 수업이 시작된다. 핵심은 코를 잡고 귀에 바람을 부는 압력평형, 흔히 '이퀄라이징'으로 잘 알려진 동작이다. 설치된 줄을 잡고 내려가며 압력평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5m 아래 바닥에 발이 닿는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전문 장비로 사진을 남겨준다.
센터는 바다와 맞닿아 있어 해양 연계 프로그램이 많다. 센터 내 숙박 시설도 있어 여름 시즌에는 1박 2일로 찾는 관광객이 다수다. 첫째 날은 실내에서 교육받은 후 이틀 차에는 직접 바다로 나간다.
센터의 보석은 건물 1층에 위치한 수중카페. 거대한 관망 창을 통해 5m의 풀장 속을 전부 볼 수 있다. 수중 피구를 하는 체험객의 치열한 물장구를 직관할 수 있고 다이빙하러 내려오는 사람과 손 인사도 가능하다.
바다 품은 맛, 울진 향토 음식 '게짜박이'
여행의 시작과 끝은 역시 음식. 혀끝으로 바다를 느껴보자. 울진에는 특별한 향토 음식이 있다. 이름부터 생경한 게짜박이가 그 주인공. 게짜박이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 장기 보관을 위해 대게를 짜게 만든 향토 음식으로, 오연주 사장이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재탄생시켰다. 울진, 그중에서도 '왕비천 이게대게'가 아니라면 전국 어디서도 먹을 수 없다.
게짜박이는 게살을 잘게 찢어 넣고 자박자박 끓여 눅진하다. 된장과 고추장 맛이 적절히 섞여 자극적이면서도 달큰한 맛이 특징이다. 게짜박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따뜻한 밥에 비벼 먹으면 된다. 오 사장은 "그래서 밥맛이 중요하다"며 갓 지은 솥밥을 내어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에 한 스푼 비벼 먹으면 처음 먹는 맛이 느껴진다. 달리 생각나는 음식도 없다. 굳이 비유를 해보자면 태국의 푸팟퐁커리. 된장 맛과 걸쭉한 것이 꼭 '게 카레'를 먹는 기분이다.
게짜박이는 울진에만 있어 더욱 특별하다. 한번 먹고 간 사람들은 꼭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이게대게는 식당이 아닌 하나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건물 뒤편에 정원을 예쁘게 조성한 이유도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께 조금이라도 더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게짜박이를 두고 울진을 떠나기 아쉬울 사람들을 위해 포장판매도 하고 있다. 오 사장은 게짜박이로 파스타나 떡볶이를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