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5 15:38:25
최근 호텔 업계에 나타나는 트렌드 중 하나는 ‘수영장 꾸미기’다. 단순한 레저 공간이었던 수영장이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몰입형 콘텐츠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의 유동성과 빛의 반사, 영상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몰입감은 수영장을 ‘움직이는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공간의 감도(感度)’를 중시하는 소비자 흐름에 맞춰 공간을 브랜딩하고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호텔 수영장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같은 트렌드는 글로벌 호텔 인테리어 전문지 ‘호스피탈리티 디자인’이 발표한 2024년 분석 결과에도 등장한다.
전 세계 호텔 리모델링 프로젝트 중 약 28%가 ‘미디어 기반 체험 공간 강화’를 포함하고 있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표한 2024 트렌드 인사이트에 따르면, MZ세대 소비자의 74%가 ‘호텔 선택 시 감각적인 공간 콘텐츠를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수영장은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닌 휴식과 감성, 콘텐츠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호텔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수영장 공간의 감도와 체험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엔포드 호텔을 비롯해 파라다이스시티, 안다즈 서울 강남은 미디어아트를 적용한 공간 연출로 눈길을 끈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엔포드 호텔은 지난 3월 리뉴얼을 통해, 실내수영장 ‘라군 풀’을 미디어아트 기반의 체험형 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약 3300㎡(약 1000평) 규모의 웰니스 부대시설 ‘어반오아시스’ 내 위치한 이 수영장은 감각적인 미디어 월을 통해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중 힐링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영장 벽면에는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대형 LED 아트 콘텐츠가 상영되며, 간접조명과 물결 효과가 조화를 이루어 고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영상 연출에는 OSV(Oddly Satisfying Video) 기법을 접목해, 반복적이고 정돈된 움직임과 부드러운 색감으로 시각적 안정감을 높였다.
또 특정 각도에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아나모픽(Anamorphic) 기법도 일부 콘텐츠에 적용해 공간의 몰입감을 한층 강화했다.
엔포드 호텔은 라군 풀을 통해, 단순한 물놀이 공간이 아닌 ‘체류형 감각 콘텐츠’로서의 수영장을 표방한다.
공간에 머무는 시간마다 새로운 감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시즌과 테마에 따라 콘텐츠 연출을 유기적으로 큐레이션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스파&워터파크 시설 ‘씨메르(CIMER)’를 통해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수영장을 일찌감치 선보였다.
약 1만3000㎡ 규모의 ‘아쿠아 스파 존(Aqua Spa Zone)’은 최대 2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형 실내 수영장 공간으로, 미디어아트•조명•음향이 결합된 몰입형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공간인 ‘버추얼 스파(Virtual Spa)’에는 세 면을 감싸는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계절과 콘셉트에 맞춰 자연 풍경이나 몽환적인 디지털 아트워크가 상영된다.
이 공간은 운영 시간에 따라 음악과 미디어아트가 결합한 ‘아쿠아 클럽(Aqua Club)’ 형태로 전환되며, 야간에는 조명과 사운드가 어우러진 파티형 콘텐츠 공간으로 연출된다.
서울 도심 압구정에 위치한 안다즈 서울 강남은 실내 수영장을 통해 루프탑 분위기의 도심형 수중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호텔 지하에 마련된 ‘더 서머 하우스(The Summer House)’는 실내 수영장을 중심으로 피트니스 센터, 스파 시설이 함께 구성된 복합 웰니스 공간이다.
전면 유리창 너머로 강남 일대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으며, 수영장 내부에는 LED 미디어 월과 사운드 시스템이 결합된 연출 장치가 설치돼 시간대별로 각기 다른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간접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통해 도시 야경을 몰입감 있게 표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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