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1 14:50:43
“촬영할 때가 새론 씨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자세하게 말은 않아도 힘들다는 말은 자주 했어요. 그럼에도 카메라만 켜지면 돌변했어요. 천상 배우죠.”
고(故) 김새론의 유작 ‘기타맨’을 연출한 이선정 감독이 고인을 추억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선정 감독은 21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故(고) 김새론의 ‘기타맨’(감독 이선정)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새론 씨를 캐스팅 할 당시, 원래는 다른 배우가 예정되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어떻게 하다보니 김새론을 마지막으로 한 번 만나보자 싶어 미팅을 진행했고, 영화를 향한 그녀의 열정이 대단해 감동했다. 시나리오를 정말 꼼꼼하게 읽어왔고 의지가 남달랐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 진지함에 반해 캐스팅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사실 촬영할 때가 김새론 배우가 가장 힘들어 했을 때다. 밥을 먹는 것도 힘들어 했고, 좁은 차 안에서 몇 시간 동안 혼자 있으며 사람들을 피하려고도 했다”고 안타까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런 그녀가 신기하게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완전히 변했다.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놀랐다. 천상 배우였다”고 떠올렸다.
이선정 감독은 “촬영 이후에도 영화가 개봉을 못할까봐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이 문제(김새론 음주운전 논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개봉도 못 하고 묻힐 수 있으니까. 많은 이들이 위험한 모험이라고 말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가 고집했기 때문에 그만큼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감독은 “그 일(김새론 사망)이 정말이지 너무 안타깝다”면서 “좀 더 좋은 영화에 충분히 출연할 수 있는 친구인데, 내 영화에서 그 열정을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 그 열정, 해맑은 미소를 잊을 수 없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김새론과) 약속한 게 떠오른다. 내년 5월 말 개봉을 할 거니, 그때까지만 잠잠히 있다가 독립 영화로 자숙 기간을 끝내고 다시 메이저로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무리하게 진행하다 보니까 약간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아마 30일 개봉 날에는 영화가 조금 더 수정될 거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하면서 힘들 때 트러블을 겪은 적도 있다. 사람이니까. 그런 불편함 속에서도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하게, 또 다정하게 임했다. ‘천상 배우구나’란 생각만 들 뿐이었다”고 칭찬했다.
더불어 “작업하면서 새론 양의 얼굴을 계속 봐야 했고 그게 가장 힘들다. 잊을 수가 없다”면서 “저하고 같이 있던 모습들을 계속 편집하면서 보니 나중엔 꿈에도 나오더라.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재차 그리움을 표했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 고 김새론은 극중 유진을 연기했다. 기철을 비롯한 볼케이노 멤버들과 동고동락하며 세상에 대한 희망을 찾아나가는 키보디스트다.
김새론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타맨’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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