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9 20:47:37
수학자인 저자가 ‘왜 내가 타려는 엘리베이터는 항상 늦게 오는 걸까?’처럼 우리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60개의 역설들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당연시돼온 명제나 현상들에 질문을 던지고, 또 세상의 부조리를 들여다본다.
특정 후보자 A를 지지하는 시민들을 가정해 보자. 이 시민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A를 지지하지만, 동시에 열렬한 민주주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만약 개표 결과 상대 후보자 B가 더 많은 표를 얻는다면 딜레마가 발생한다. 후보자 A를 원하지만 후보자 B가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게 된 상황에서 나의 지지와 민주주의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철학자 리처드 울하임(Richard Wollheim)은 이처럼 민주적인 유권자들이 겪는 내적 갈등을 ‘민주주의의 역설’이라고 명명했다.
이 책의 저자이자 수학자인 조지 G. 슈피로는 일상적인 사례를 통해 당연시돼온 명제나 현상들에 질문을 던지며 우리 삶 전반을 파헤친다. ‘0.9999…는 정말 1과 같을까’(무한소의 역설), ‘합법적인 2가지 행동이 합쳐질 때 어떻게 불법이 될 수 있는가’(협박의 역설),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세비야의 모든 남성을 면도해야 하는 세비야 이발사가 있다면 그는 자기 자신도 면도해야 하는가’(이발사의 역설) 등 때로는 말장난 같고, 때로는 사고력 시험 문제 같은 이야기들로 복잡한 인간 행동과 세상의 이치를 살펴본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보이는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될지 모른다.
투자자와 창업자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공생의 관계지만 종종 서로를 폄훼하고 비난하곤 한다. 창업자는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 투자자의 자금이 필요하고, 투자자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똘똘한 창업자를 찾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곤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혁신적으로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팀의 역량이 보이지 않는다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좋은 학벌이나 화려한 스펙보다 실제로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창업자의 실행력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다. 창업자들도 억울하다. 현장에서는 실제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결국 투자 심사 과정에서 학벌을 따지고 이전 경력을 중요하게 보는 이중적인 태도가 만연한 탓이다.
이 책은 창업과 투자의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총체적으로 사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그 과정 끝에서 저자들은 투자자의 간섭과 개입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창업자의 확신과 사업모델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글 송경은 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7호(25.04.29)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