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American Clockwork Panda Drummer: Toy Series'(1983). 케이옥션
예술계 전반에 혁명을 일으킨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1928~1987)은 1983년 스위스 아트 딜러 브루노 비쇼프베르거의 의뢰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을 제작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했던 워홀은 자신이 수집한 태엽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아 캔버스에 판다, 원숭이, 강아지, 물고기, 앵무새, 로봇 등을 그렸다. 이른바 '토이' 시리즈다. 이 가운데 하나인 'American Clockwork Panda Drummer: Toy Series'(1983)는 아크릴과 실크스크린 잉크로 작업한 작품이다. 북을 치는 귀여운 판다의 모습은 우리를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추정가 1억5000만~2억5000만원에 나온 이 작품을 비롯한 주요 동시대 미술품 경매가 오는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다. 총 110점(Lot)이 출품되며 추정가 총액은 약 104억원이다. 프리뷰 전시는 경매가 열리는 23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리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국내외 컬렉터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롯카쿠 아야코의 '무제'(추정가 2억2500만~6억원)는 봄날의 꽃밭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손으로 직접 그린 선과 생생한 색채가 눈길을 끈다. 화면에 귀여운 아이가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페인의 젊은 작가 하비에르 카예하의 'The Way'(2019)도 추정가 2억4000만~4억8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거장들의 주요 작품들도 대거 출품된다. 특히 박서보의 1999년작인 '묘법 No. 990127'(4억~11억원)은 195×162㎝ 크기의 대작으로, 작가의 후기 '묘법'에 해당하는 희귀 작품이다.
절제된 반복과 물질성이 강조된 조형적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이 시기에 자나 막대기 같은 도구로 한지를 밀어내는 방식이 도입됐다. 깊이 있는 흑색 화면 위에 규칙적으로 자리 잡은 한지의 수직 골은 밀도 있는 물질감을 형성하고, 우측 하단의 어두운 삼각형 면은 시각적 균형과 긴장감을 더한다.
아울러 김환기의 1967년 뉴욕 시기 작품 '무제'(6억~9억원)를 비롯해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4억9000만~6억5000만원)와 '조응'(3억2000만~6억원), 김창열의 '물방울'(1억~2억원)과 '회귀'(1억~2억원), 하종현의 '접합 19-25'(3억3000만~6억2000만원), 정상화의 '무제 80-3-10'(5000만~1억원), 윤형근의 '무제'(2억~3억5000만원) 등이 출품된다. 이건용의 '신체의 풍경 76-1-2019'(2억~5억원), 전광영의 '집합 15-NV075(Star 8)'(1억6000만~2억5000만원), 이강소의 '허(虛)-10109'(1억2000만~2억8000만원) 역시 대형 작품으로 그림 한 점으로 공간을 압도하는 힘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