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3.09 13:19:26
28일 서울 강남센터서 경매 김환기·박서보·유영국 작품도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이우환 화백의 ‘다이얼로그(Dialogue)’는 붓질 형상의 오브제 한두 개만을 통해 깊이 있는 대화를 형성하는 작품이다. 붓질 형상은 한 번에 찍어낸 듯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가가 수행을 하듯 수십 번의 층을 쌓아올린 것으로 극도의 집중력과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파리 퐁피두 센터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을 정도로 미술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호 크기의 대작인 ‘다이얼로그’(2007-2014)가 새 주인을 찾는다. 이 작품은 지난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게리 타틴시안 갤러리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에 출품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추정가 9억2000만~15억원인 이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 113점(Lot)이 오는 28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기획 경매 ‘컨템퍼러리 아트 세일’에 출품된다. 출품작의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105억원이다. 프리뷰 전시는 현재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 중이며, 25일부터 4일 동안은 아시아 최대 규모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맞춰 주요작 일부가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 살롱에 전시된다. 25일 최영욱 작가, 26일 장마리아 작가가 참여하는 홍콩 프리뷰 아티스트 토크의 경우 사전 예약 신청이 필요하다.
이번 경매에서는 이우환뿐만 아니라 김환기, 유영국, 박서보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나란히 선보인다. 종이의 부드럽고 섬세한 질감 위에 작가가 추구한 자연의 울림과 리듬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김환기의 1973년작 푸른색 점화 ‘Untitled’(추정가 3억7000만~5억5000만원)가 대표적이다. 추정가 5억~8억원인 단색화 거장 박서보의 200호 크기 대작인 ‘묘법 No.080420’(2008)도 출품된다. ‘묘법’ 연작 가운데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붉은색 계열 작품이다. 기하학적 요소로 산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그려낸 유영국의 1972년작 ‘Mountain’(2억~3억원)도 눈길을 끈다.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일례로 미국화가 샤라 휴즈가 소설 ‘오즈의 마법사’ 속 노란 벽돌길을 재해석해 그린 2020년 회화 ‘Yellow Brick Road’(5억2000만~7억원)가 출품된다. 핑거 페인팅 기법으로 잘 알려진 가나 출신 화가 아모아코 보아포의 2022년작 ‘Smug Face’(1억3000만~2억5000만원)와 구사마 야요이의 1996년 1호 크기 회화 ‘Butterfly’(3억5000만~5억원), 신비로운 소녀를 몽환적 분위기로 그려낸 아야코 록카쿠의 2018년작 ‘Untitled’(1억5000만~3억5000만원) 등도 경매에 오른다.
럭셔리 섹션에서는 핸드백, 시계, 주얼리가 두루 출품된다. 서울옥션은 루이비통이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협업 20주년을 기념해 올해 출시한 한정판 토트백 ‘OnTheGo BB’(400만~700만원)를 시작가 0원의 ‘스페셜 랏(Lot)’으로 선보인다. 발매 직후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있었을 정도로 구하기 어려운 모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루이비통의 ‘박서보 백’으로 불리는 ‘Artycapucines BB’(2022)도 추정가 1500만~3000만원에 출품된다.
또 10캐럿 이상 크기의 천연 스리랑카 사파이어 나석(3600만~5000만원)과 착용 활용도가 높은 3캐럿 이상의 비비드 레드 컬러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감각적으로 세팅된 반지(2300만~6000만원)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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