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신청 반년내 입소 초등 전학년 무상돌봄 확대 방학 중 급식·돌봄 강화 등 부모 양육부담 줄여나갈 것
아이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비용과 시간이 든다. '2024 전국 보육실태조사' 결과 영유아 가구의 월평균 양육비는 111만6000원으로 100만원을 처음 넘어섰다. 보육기관 이용 시점도 평균 19.8개월로 당겨졌는데 맞벌이 가정은 18.2개월로 더 빠르며, 하루 평균 7시간25분을 이용한다.
녹록지 않은 현실이지만 희망의 조짐도 있다. 같은 조사에서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은 20.2%로 2021년 25.2%보다 크게 줄었고, 가구소득 대비 양육비 지출 비중도 17.8%로 낮아졌다. 보육기관 만족도도 어린이집 92.4%, 유치원 91.7%로 역대 최고치였다. 정책이 효과를 보인다는 방증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0세부터 11세까지 모든 아이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기조 아래 '저출생 추세 반전대책'을 발표했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확대해 공공보육 이용률을 2027년 50%까지 끌어올리고, 아이돌봄서비스의 소득기준을 완화해 가정의 부담을 낮췄다. 올해부터 초등 1~2학년은 무상으로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놀이영어 등 수요 기반의 교육도 지원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정부는 올해 발표할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통해 부모들의 양육 고민 해결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보완할 계획이다. 많은 부모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입소 시 긴 대기시간과 방학이나 저녁시간에 발생하는 돌봄 공백으로 불안해한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을 찾는 부담도 크다. 정부는 이러한 '대기, 비용, 공백, 불안' 등 부모들의 4대 걱정을 '원할 때, 부담 없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돌봄을 제공해 확 줄여나가려고 한다.
첫째, '원할 때 누구나 돌봄'받게 한다. 어린이집 신청 6개월 내 입소를 보장하고 아이돌봄서비스 평균 대기 기간도 현재 33일에서 7일 이내 단축을 목표하고 있다.
둘째, '부담 없는 돌봄'을 추진한다. 0세부터 초등 전 학년까지 무상교육·돌봄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방과 후 학교 부담 완화와 함께 아이돌봄서비스의 소득기준을 폐지하고 지원 수준도 확대한다.
셋째, '원하는 만큼 양질의 돌봄'을 제공한다. 모든 초등학생은 방학·방과 후 돌봄을 이용하게 하며, 방학 중 급식과 이용시간 확대도 필요하다. 가족·이웃·마을이 함께하는 돌봄을 지원해 사회적 돌봄망도 강화한다.
'4세 고시' '7세 고시'로 불리는 영유아 사교육 문제도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 현재 5세 이하 아동 47.6%가 월 33만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월 154만5000원에 달한다. 과도한 경쟁에 놓인 아이들과 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 특정 연령대는 과도한 선행을 낳는 학원 레벨테스트 규제 방안 등을 검토하고, 아동의 신체·정서 발달과 협동심 향상을 위한 유아단계 체육수업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원할 때, 부담 없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돌봄을 제공하겠다는 선언은 국가가 양육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자, 부모의 마땅한 권리다. 권리가 보장될 때, 누구나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