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10.31 14:14:53
확 추워진 날씨, 무리하게 뛰다 보니…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러닝을 이어가는 ‘얼죽러(얼어 죽어도 러닝)’족이 늘면서 부상 사례도 속출한다. 추운 날씨로 관절 주변 혈류가 줄고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유연성이 떨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운동 후 무릎 앞쪽이 시큰하거나 뻐근하다면 ‘러너스 니(Runner’s Knee)’로 불리는 ‘과사용성 무릎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러너스 니는 특정 질환명은 아니다. 러닝이나 점프처럼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활동 시 발생하는 통증 전반을 일컫는다. 장경인대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장경인대는 골반부터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무릎 바로 아래까지 이어지는 인대다. 장골과 경골을 연결하는 역할이다. 무릎 바깥쪽 뼈와 장경인대 사이에 마찰이 반복되면 염증이 생기는데, 이를 장경인대증후군이라고 한다. 장경인대증후군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쉴 때는 괜찮았다 다시 달리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단순 근육통처럼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근육통이 느껴질 경우 무릎을 30도 정도 구부린 뒤, 통증 여부를 판단하는 일종의 ‘셀프 진단법’을 진행하라고 조언한다. 통증이 심하다면 장경인대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또 무릎에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밖에도 슬개대퇴통증증후군과 연골연화증 등이 러너스 니로 분류된다.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은 무릎뼈가 대퇴골의 홈에서 정상적으로 못 움직이는 경우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앞쪽 연골이 약해지거나 마모돼 발병한다. 방치할 경우 연골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재훈 한양대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부원장은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나거나 붓기, 열감이 동반되면 이미 질환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며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수술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
병원을 찾으면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진단이 이뤄진다. X-ray 검사에서는 이상 증세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냉찜질이나 휴식으로도 회복이 된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면 약물·물리 치료 등이 필요하다. 즉각적 통증 완화를 원한다면 주사를 맞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어 의료진과 상담해 횟수와 주기를 조절해야 한다.
러너스 니를 예방하려면 운동 전 ‘동적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단순히 근육을 늘려주는 정적 스트레칭과 달리 운동하듯 뛰고 반동을 주며 몸을 흔드는 동작이다. 또 러닝을 처음 접하거나 초심자라면 ‘카본 러닝화(카본화)’ 착용은 조심하는 게 좋다. 카본화는 탄소 섬유 플레이트(카본플레이트)가 적용된 러닝화다. 발바닥에 용수철이 달린 듯 지면 반발력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다만 반발력이 큰 만큼 착지 충격도 크다. 종아리 근육이나 발목 근육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은 초심자 혹은 뛰는 자세가 엉성한 초심자 무릎 건강에는 독이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3호 (2025.11.05~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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