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 유럽 두번째 매장 중국·미국 등 14개국 진출 지난해 매출 8000억원 육박 실험적 디자인·독특한 매장 구글·삼성과 스마트안경 개발
팔로어 1000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아나스타샤(오른쪽)가 미국 LA에서 열린 젠틀몬스터 팝업 행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인스타그램
국내에서 탄생한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미주와 동남아를 넘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과 실험적인 공간 디자인 등으로 MZ세대에게 호응을 얻으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젠틀몬스터가 지난 3월 이탈리아 밀라노의 유명 편집숍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에 문을 연 매장이 이탈리아 MZ세대의 필수 쇼핑 코스로 등극했다.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까지 젠틀몬스터 매장을 찾아 인증샷을 찍는다.
젠틀몬스터 관계자는 "영국 런던 매장의 방문객이 빠르게 늘면서 유럽 2호 매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점을 열게 됐다"며 "밀라노점 오픈 무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와의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는데, 해당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젠틀몬스터와 메종 마르지엘라의 협업 컬렉션은 일부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을 만큼 인기다.
젠틀몬스터는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에 유럽 법인을 설립한 뒤 올해 3월 이탈리아 밀라노점을 열며 본격적인 유럽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유럽 3호 매장도 오픈할 계획으로, 입지를 물색 중이다.
2011년 김한국 대표가 창립한 젠틀몬스터는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전지현이 착용한 제품으로 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초기엔 한류 붐을 타고 중국에만 20개가 넘는 매장을 내며 중국 사업에 집중했지만, 최근엔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영국, 호주 및 동남아 국가 등 해외 14개국에 진출해 있다.
젠틀몬스터는 신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구글과 삼성전자가 함께 개발하는 차세대 확장현실(XR) 기반 스마트안경의 디자인을 젠틀몬스터가 맡기로 하며 화제가 됐다. 젠틀몬스터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디자인 파트너로 선정돼 올해 말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 안경은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해 휴대전화와 연동되며, 실시간 언어 번역과 메시지 보내기, 사진 촬영 등의 기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젠틀몬스터의 운영사인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지난해 매출은 78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증가했다. 특히 매출의 38%가량인 3037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젠틀몬스터의 제품 가격대는 20만~40만원대로 명품 선글라스 대비 합리적인 수준이다. 론칭 초기부터 블랙핑크 제니를 모델로 내세워 인지도를 쌓았고, 혁신적이고 과감한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여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선글라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 출시한 '2025 포켓 컬렉션' 중 '밀키웨이' 제품은 별 모양의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입소문을 타 출시 직후 품절되기도 했다. 혁신적 디자인의 제품뿐만 아니라 과감한 공간 디자인 전략도 젠틀몬스터 성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매장마다 대형 얼굴 구조물과 디지털 아트 등 실험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