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6 16:46:33
17~26일 CJ온스타일과 진 샤넬·펜디 총괄한 글로벌 거장 동명 브랜드로 예술 세계 선봬
현대 패션문화의 전설로 불리는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1933~2019)의 디자인 세계가 한국의 ‘패션 성지’ 성수동에 상륙했다.
16일 CJ온스타일은 서울 성수동에서 오는 17~26일 사이 칼 라거펠트 브랜드의 몰입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칼 라거펠트는 샤넬과 펜디에서 수십 년 동안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업력을 쌓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동명의 패션 브랜드를 열기도 했다.
칼 라거펠트 브랜드는 1984년 출시한 이후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독일 뮌헨, 중국 상하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 2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CJ온스타일이 2019년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독점 유통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칼 라거펠트가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팝업스토어다. 칼 라거펠트는 CJ온스타일과 손잡은지 6년여만에 지난달 기준 누적 매출액 8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K패션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늘어나면서 칼 라거펠트 측이 팝업스토어 오픈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패션 1번지’로 꼽히는 성수동을 파리 본사가 직접 점찍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팝업 운영 전반을 맡은 CJ온스타일 측은 “이번 성수 팝업이 그의 디자인 철학에 호응하는 국내 팬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이자, 한국 시장에서의 브랜드 확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칼 라거펠트는 이번 팝업을 통해 한국 시장 직진출 등 사업 확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팝업은 ‘미래 유산에 대한 경험(Experience the Future Legacy)’을 주제로 열렸다. 칼 라거펠트의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과 미학을 흑백과 금·은색 그래픽 등으로 시각화해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팝업 공간은 웰컴존(Welcome Zone), 아카이브존(Archive Zone), 전시존(Exhibition Zone), 상품존(Product Zone) 등 4개로 구성됐다.
웰컴존에서는 상징적인 특유의 백발에 선글라스를 쓴 라거펠트의 모습과 그의 명언인 ‘현재를 포용하고 미래를 창조하라(Embrace the present and invent the future)’는 글귀가 보인다.
아카이브존에서는 그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드로잉북과 아틀리에 소품 등이 전시돼 있다. 지난 2023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패션 자선 행사인 ‘멧 갈라(Met Gala)’에서 공개한 실물 크기의 슈페트(Choupette) 의상도 있다. 슈페트는 평생 독신으로 지낸 라거펠트의 반려묘이자 유일한 가족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존 가운데에는 셔츠 깃을 대형 예술작품으로 구현한 ‘칼 라거펠트 트리’가 설치돼 있다. 작품존에서는 올해 봄·여름(SS) 시즌 전 제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현장에서 착용하고 CJ온스타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된 QR코드로 즉시 구매 가능하다.
피어 파올로 리기 칼 라거펠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팝업은 칼 라거펠트의 오랜 팬덤과 새로운 고객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이라며 “한국에서도 브랜드 미래 비전과 글로벌 방향성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팝업을 찾은 김훈 칼 라거펠트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수석 총괄 디자이너)는 “서울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로 늘 창조적 영감을 준다”며 “이번 팝업을 통해 한국 고객과 더 가까이 호흡하며 브랜드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아베크롬비&피치, 어반아웃피터즈, 컨버스우먼, 랄프로렌, 타미힐피거 등을 거쳐 2015년 칼 라거펠트에 합류했다. 20여년간 글로벌 패션계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한국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CJ온스타일은 칼 라거펠트 외에 바니스뉴욕·다니엘 크레뮤·에디바우어 등 글로벌 라이선스 브랜드를 확대해 선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패션 경쟁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글로벌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고급화’와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하며 ‘패션은 역시 CJ온스타일’이라는 명성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