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경쟁 속 성장한 젊은세대 직원 개인의 강점·보완점 바탕 구체적 피드백으로 이끌어줘야 "어떻게 됐어, 똑바로 해" 대신 업무 배경 알려주는 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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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 미팅을 통해 구체적으로 업무 피드백을 해주고, 역량 개발에 도움을 주는 분들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명확하고 알기 쉽게 업무 지시를 하고, 뭘 해야 하는지 딱딱 알려주는 리더가 좋은 리더죠." 어느 대기업 직원들이 생각하는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의 모습이다.
젊은 직원들이 생각하는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
최근 필자가 속한 연구소가 모기업의 입사 5년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의 모습을 조사한 결과 '빠르고 구체적으로 피드백하고 도움을 주는 리더'(32.9%)가 1위, '업무 목표와 방향성을 정확하게 수립하고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리더'(24.0%)가 2위에 꼽혔다. 같은 조사에서 '나의 성장을 위해 혼내는 리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95.5%가 '괜찮다'고 응답한 반면 '회사에서 혼나고 싶지 않다'는 4.5%에 불과했다.
또한 '성장을 위한 야근·특근 등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희생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 90.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요약하면 자신의 성장을 위해 구체적인 업무 피드백이 필요하고, 업무를 잘할 수 있게 과제의 배경이나 의도를 자세하게 듣고 싶고,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야근이나 특근, 상사나 선배의 쓴소리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직원들이 개별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 싶어하는 이유
첫째, 그렇게 커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쟁 과잉 시대에 학원, 진로, 친구 관계까지 일일이 개입하는 헬리콥터 부모 아래서 자랐다. 이들의 부모는 자녀가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보호하고 지원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주로 선택은 부모가, 실행은 자녀가 하는 구조였다.
이로 인해 자기결정력은 약해지고, 개별적인 관심, 피드백, 인정을 통해 동기를 얻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직장에서도 상사가 업무 지시를 명확하게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인정해주고, 피드백을 통해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에 예민한 태도로 연결된 셈이다.
둘째,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문제 해결 방식도 검색과 정보 의존적이다. 이들은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자신의 머리로 깊이 고민하기보다 '검색'을 통해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빠르게 찾고, 그 안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내고 활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에서 성장했다.
셋째, 이들은 경제위기, 취업난, 빠른 사회 변화 같은 불확실한 사회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평생직장 같은 개념이 사라지면서 이들은 일찌감치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현실을 인식했고, '결국 나 자신이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따라서 이들에게 성장은 생존을 의미하는데, 개별적인 관심과 피드백이 곧 '내 성장의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진 셈이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딱 맞는 관심이 필요한 세대
첫째, 리더는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일의 이유, 배경, 목적을 자세히 설명하되 수시로 관심을 가지고 개별적이고 현명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데이비드 예이거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높은 기준을 분명히 제시하되 그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믿음과 구체적인 도움을 제시하는 '현명한 피드백'을 제시했을 때 성취도가 두 배나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하려면 직원 개개인이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리더는 직원에게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 직원들한테는 '그거 어떻게 됐어? 똑바로 잘해야지' 이러면 다 도망갑니다. 대신 '이거는 이렇게 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걸 확인해야 된다'고 설명합니다. 또 '일단 해봐' 하는 것보다 전후사정 얘기를 하면서 시키면 그래도 좀 낫고요. 1대1로 만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면 가장 고맙게 생각하더라고요." 어느 대기업 팀장의 이야기다.
둘째,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직원 개개인의 기대, 강점과 보완점을 명확히 알고 그것을 기반으로 약간 높은 난도의 과제를 주고, 피드백과 도움을 주고, 작은 성공을 자주 경험하면서 재미나 의미를 느끼도록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몇 년 만에 신입 직원을 받았을 땐 '이런 말해도 되나' '이런 걸 시켜도 되나', 모두가 지레 겁먹고 그 직원의 눈치를 많이 봤어요. 그런데 나중에 그 직원은 선배들의 조심스러운 태도와 배려가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고, 성장의 기회를 잃는 느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세대차를 고려해야 한다' '배려해야 된다' 이런 걸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까 스텝이 꼬였던 거죠. 그래서 그 이후 들어온 신입 직원에게는 시킬 거 있으면 시키고, 할 말은 해주고, 혼낼 거 있으면 혼내고 해요. 그러면 잘 적응합니다."
셋째, 직원 개인으로 존중하고 개별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젊은 직원들은 자신이 한 사람의 개인으로 관심받고, 개별적인 존재로 존중받고,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대다.
이런 태도는 회식에 대한 입장에서도 드러나는데, 앞의 조사에서 젊은 직원들은 '진솔한 대화와 소통이 있는'(25.3%) '소규모 인원이 모이는'(20.5%) 회식을 선호했다. 이들은 회식이 필요하다(87.5%)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회식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술이 싫고, 개인 시간도 빼앗기고 상사 눈치 보며 감정노동하는 것도 싫지만, 진짜 속내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금 젊은 직원들은 '다 똑같은 관심'보다 '나에게 딱 맞는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세대다. 사회와 기술, 문화가 이들의 '개별성'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개별적인 관심'이 기본값이 된 셈이다. 리더들의 시간과 에너지가 더 많이 요구되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