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04 13:40:51
뇌가 지쳤다고 느낄 때, 당신이 꼭 해야 할 것
바쁘고 힘든 삶을 살다 보면 누구나 탈출구를 찾고 싶어진다. 일상을 보내는 것조차 벅차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새로운 감각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처와 결핍을 회복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가 발동된다. 이때 우리는 탁 트인 자연으로 돌아가는 캠핑, 감동을 주는 책과 영화 감상, 새로운 세계로 입장하는 듯한 가상현실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찾는다. 이러한 창의적, 예술적 행동이 ‘뇌’의 활력을 되찾아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뇌는 왜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 회복이 될까. 뇌과학자와 예술가인 저자들이 책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뇌와 예술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 ‘신경미학’이란 이름으로 풀어낸다.
‘신경미학’은 미적 경험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해석하는 분야다. 지금도 끊임없는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다.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지에 따라 저마다의 뇌가 다르게 바뀐다는 신경가소성 이론의 핵심을 토대로, 뇌와 예술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저자들은 예술이 삶의 질을 높인다고 느끼는 데는 신경생물학적 근거가 있다고 말하며, 신경미학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책은 행복을 유발하는 감정을 여섯 가지 속성으로 구분한다. 호기심, 경이로움, 경외심, 풍부한 환경, 창의성, 의식, 참신함, 놀라움이다. 미술, 공연 감상, 독서 등 예술 활동은 이런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쉬운 행위다.
신경미학이 가장 성과를 거두는 분야는 ‘의학’이다. 실제로 신경미학이 정신 질환 극복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는 논문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예술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 건 만성적이고 트라우마적인 스트레스 치료다. 퇴역 군인의 고통스러운 전시 기억이나 화재 출동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마주하는 끔찍한 사고 현장 목격 같은 일은 자체적인 치유가 어려운 탓에 가만히 두면 내면에 고립되기 마련이다. 이때 자신을 투영한 가면을 만들거나 세밀화를 꾸준히 그리면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쉽사리 말로 꺼내기 힘들었던 상처를 예술로 표출하는 치유 과정을 거치며 잃어버린 내 안의 목소리를 되찾는 것이다.
책은 그림, 춤, 글쓰기, 건축, 연기 등 다양한 예술적 활동이 개인의 일상과 사회 전면에 어떤 파급력을 발휘하는지 샅샅이 모아 보여준다. 개인과 사회 모두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예술의 힘을 다방면으로 조사한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4호 (2025.04.09~2025.04.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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