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발레리오 마셀라(왼쪽)와 레오 14세. [사진 =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https://wimg.mk.co.kr/news/cms/202505/19/news-p.v1.20250519.8bfeb190a17e4898a45f34839f827ec5_P1.png)
이탈리아의 한 개인 트레이너가 2년간 운동을 지도했던 고객이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에 따르면, 로마 바티칸 인근의 한 헬스장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너 발레리오 마셀라(26)는 “헬스장에선 아무도 로버트, 지금의 교황 레오 14세가 추기경이었다는 걸 몰랐다. 나 역시 그를 훈련시켰지만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레오 14세는 교황에 즉위하기 전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으로 알려져 있었다. 바티칸 근처의 헬스장에서 일주일에 여러 차례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다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셀라는 조용한 성격의 ‘로버트’를 처음에는 교수나 학자쯤으로 추측했다고 한다. 그는 “성직자라곤 생각도 못 했다. 늘 일상복을 입고 와서 운동했다. 항상 친절했으며 화를 내거나 예민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정말 평온하고 균형 잡힌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셀라는 로버트가 교황이라는 사실을 그가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레오 14세’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 때 알았다고 한다.
마셀라는 “TV로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바로 알아봤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미래의 교황을 훈련시키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나에겐 그저 다른 회원들과 다름없는 손님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로버트의 체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셀라는 “그 나이에 그런 몸 상태는 정말 탁월하다. 평생 운동을 해온 사람다운 체형으로, 근육량, 골격, 체지방 비율 모두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해당 헬스장의 대표 알레산드로 탐부를라니는 가톨릭뉴스통신(CNA)과의 인터뷰에서 “새 교황이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기쁨이 두세 배로 컸다. 애도 기간이 끝나고 새로운 교황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무엇보다 좋은 인격의 소유자라는 점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오 14세의 건강한 삶의 방식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영성과 체력 훈련을 훌륭히 조화시킨 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세계 1위 테니스 선수 야닉 시너(왼쪽)와 레오 14세. [사진 = 로이터]](https://wimg.mk.co.kr/news/cms/202505/19/news-p.v1.20250519.2d145c8f9a414f6b885a03bdf8314c3c_P1.png)
한편 레오 14세는 잘 알려진 테니스 애호가다. 최근 세계 1위 테니스 선수 야닉 시너와 만난 자리에서 시너로부터 라켓을 선물 받기도 했다. 바티칸 내 테니스 코트에서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그의 동생 존 프레보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