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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도 못 끝냈는데 … 日 1분기부터 역성장

1분기 경제성장률 -0.2%
작년 1분기 이어 마이너스
고물가에 개인소비 주춤
"관세發 수출 감소 불가피
2분기에도 역성장 전망"

  • 이승훈
  • 기사입력:2025.05.16 17:57:03
  • 최종수정:2025-05-16 19: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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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4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주춤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16일 일본 내각부는 올해 1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2%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이 1년간 계속된다고 가정해 연율로 환산하면 0.7% 감소하는 것이다.

일본 경제의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분기 -0.4% 이후 4개 분기 만이다. 이후 일본 경제는 지난해 2분기 0.9%, 3분기 0.2%, 4분기 0.6% 등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항목별로 보면 GDP 중 절반이 넘는 개인소비가 1분기에 전기 대비 0.04% 증가하며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 컸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못한 것이다. 특히 고기와 생선 등 식료품 구매가 감소한 것이 두드러졌다.

일본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2% 오르는 등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쌀값은 전년 동기 대비 92.1%나 급등하면서 신선식품 가격 오름세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식료품 가격 등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개인소비가 약화하고 있다"며 "1분기에는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이 특별히 보이지 않지만 최대한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올 1분기에는 수출도 줄었다. 전 분기 대비 0.6% 감소하면서 4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발효하기 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물량이 늘었지만 전체 숫자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반면 수입은 2.9%나 증가하면서 GDP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웹 서비스 이용료가 늘어난 데다 항공기와 반도체 구매 금액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이토 다로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2분기 이후 관세가 인상되면 수출이 감소하고 국내 생산량이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다"며 "현시점에서는 2분기 실질 GDP도 역성장하는 등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트럼프 관세에 따른 충격이다. 관세가 현실화되면 주요 기업 실적을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임금이 5% 이상 높게 인상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임금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결국 개인소비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성장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일본은행은 이달 초 3개월마다 경신하는 '경제·물가 전망 리포트'에서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6%포인트 낮춘 0.5%, 2026년도는 0.3%포인트 내린 0.7%로 제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정치도 2025년도는 2.4%에서 2.2%로, 2026년도에는 2.0%에서 1.7%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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