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연맹 “국토정중앙배 끝나고 2주간 전화한통에도 조마조마”
양구대회 ‘진두지휘’ 김봉수 위원장‧나근주 사무처장 인터뷰
‘코로나19’ 재확산 속 1300명 참가 당구대회 성공 개최
지난 12일로 잠복기간 2주 경과…확진자·의심자 ‘제로(0)’
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 ‘인원밀집 최소화’ 긍정 평가
“선수와 동호인, 양구군 관계자에 모두에 감사”
코로나19 재확산 속 첫 전국당구대회이자 국내 실내스포츠 종목 상 처음 열린 `양구 국토정중앙배 전국종합당구대회`가 지난 6월 28일 막을 내렸다. 또 대회 종료 후 2주가 지난 7월 12일에도 의심자,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성공적인 방역으로 대회가 마무리되기도 했다. 양구대회 코로나19 방역과 대회 운영을 함께 진두지휘한 김봉수 대회위원장과 나근주 사무처장이 대한당구연맹 사무실 앞에서 인터뷰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6월 강원도 양구에서 대규모 전국당구대회를 ‘무탈하게’ 개최한 대한당구연맹(회장 남삼현) 김봉수 대회위원장과 나근주 사무처장은 대회종료 3주가 지난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는 한풀 꺾였던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소규모 지역감염을 통해 전국적으로 재확산할 무렵이었다. 특히 서울 양천구 탁구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실내스포츠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양구 국토정중앙배(6월24~28일)는 특히 종합대회여서 4개 종목(3쿠션·포켓볼·스누커·잉글리시빌리아드)에 걸쳐 선수와 동호인 1300여명이 참가한 대회였다. 다행히 당구연맹과 양구군(군수 조인묵)의 ‘방역 공조’속에 대회를 치러 최장 잠복기인 2주(6월28일 대회 종료후 7월12일까지)가 지났음에도 확진자와 의심자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양구대회 운영과 방역을 함께 진두지휘한 김봉수 대회위원장과 나근주 사무처장을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당구연맹 사무실에서 만났다.
▲양구 국토정중앙배 대회가 끝난 지 2주 지났다. ‘코로나19’ 의심자나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성공적인 방역으로 대회를 마쳤는데.
-김봉수 대회위원장(이하 김 위원장)=국내 실내스포츠 종목 중 최초로 전국대회를 여는 것이어서 어깨가 무거웠다. 만에 하나 확진자가 나오면 다른 종목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대회 종료 후 2주간 하루도 마음 편한 적 없이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이제야 한 시름 놓게됐다.
-나근주 사무처장(이하 나 처장)=지난 12일이 대회 종료 후 딱 2주째 되는 날이었다. 2주 동안 사무처에 오는 전화 한통에도 ‘혹시 확진자 전화 아닐까’ 가슴 조렸다. 대회가 무사히 끝나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대회는 안전히 마쳤지만 2주 내 확진자가 나와 다시 당구대회가 멈추게 되지 않을까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2주가 지난 후에도 특이사항이 없어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 마침 오늘(16일) 대한체육회에 ‘코로나19’ 확진자 없음을 보고했다.
▲국내 실내스포츠 종목 중 처음으로 열린 전국대회여서 대한체육회와 다른 종목단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위원장=그렇다. 대회 개최 전 방역매뉴얼의 최종승인을 대한체육회가 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대회기간 중 진행상황이 어떤지 또 방역매뉴얼대로 개최하고 있는지 계속 체크했다. 우리가 관련 사진을 자주 보내줬고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일일이 살펴보기도 했다.
국토정중앙배 대회는 국내 실내스포츠 종목 상 처음으로 열린 전국대회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관심도 많았다. 이들은 대회 후 `집합 최소화`가 잘 준수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대회 중 선수들이 질서를 지킨 채 경기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나 처장=대회기간과 대회 후 대한체육회는 방역매뉴얼대로 순조롭게 대회를 잘 치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줬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특히 ‘코로나19’ 확산방지 원칙 중 가장 중요한 ‘집합 최소화’를 잘 지켰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선보인 당구연맹 어플리케이션(KBF NOW)때문에 가능했는데, 이또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집합 최소화란.
-나 처장=이번 양구대회는 선수와 동호인 합해 130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당구대회였다. 따라서 가장 염려했던 건 한 장소에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구연맹은 그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회결과와 일정을 알려왔다. 그렇기에 선수와 동호인 모두 굳이 대회장에 오지 않더라도 자신의 경기일정과 다른 경기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숙소와 차량 등에 머물며 경기시간에 맞춰 입장하면 되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당구연맹과 개최지 양구군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함께 `코로나19 TF팀`을 구성, 대회기간인 5일 동안 철저한 방역체계를 구축했다. 대회기간 중 경기에 참가하는 동호인이 대회장 입구서 발열체크 하고 있다. -김 위원장=대회일정 확정되고 나서 당구연맹 사무처 직원들과 두 달 전부터 끊임없이 회의했다. 때론 새벽까지 이어졌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확인했고, 현실적인 ‘방역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마련한 방역매뉴얼은 마스크착용 의무화, 대회 관계자 및 선수 외 입장제한, 사전 문진표 작성, 경기장 출입시 발열체크, 경기시작 20분 전 선수 입장 등이었다. 또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발생에 긴급대처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당구연맹이 상황대응본부, 초동대처반, 안전확보반을 맡았고 개최지 양구군에서 검역반과 긴급 후송반을 운영했다.
양구군과는 대회 한 달 전부터 4~5차례 양구에서 머리를 맞댔다. 묵묵히 도와주신 양구군청 체육진흥과 박근형 계장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감사말씀 드린다.
-나 처장=보통 전국당구대회가 열리면 개최지인 지자체 직원 4명, 당구연맹 직원 2명이 경기장에 상주한다. 이번에는 구급인원 포함해 양구군에서 7명, 당구연맹 사무처 직원 7명 합쳐서 14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대회기간이 5일이어서 매일 경기가 종료된 야간에도 양구군 직원 2명이 대회장에 남아 전체방역을 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회장에서도 가급적 선수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당구 테이블 간격을 1.8m에서 2m로, 선수석 간격도 70㎝에서 80㎝로 벌렸다. 이에 따라 기존 종합대회에서는 테이블 54대를 설치했지만, 양구대회에서는 48대만 설치했다.
양구 대회에서는 심판들도 방역체계에 적극 협조했다. 이들은 선수들의 손 닿는 곳 모두를 경기 전과 후 철저하게 소독하는 등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앞장섰다. 대회 중 대한당구연맹 심판이 당구 테이블을 소독하고 있다. -나 처장=양구대회에선 당구연맹 사무처직원뿐 아니라 심판들도 방역에 앞장섰다. 심판들 노고에도 감사를 전한다. 이번 대회는 학생부 경기가 열리지 않아 대회 운영인원을 최소화했다. 때문에 심판을 기존 50명에서 33명으로 줄였다. 그러다보니 심판들이 담당해야 할 경기도 많아졌는데, 그럼에도 경기 후 즉각 소독하는 등 심판들이 고생을 많이했다.
▲대회 중 불만을 터뜨리는 선수와 동호인은 없었나.
-김 위원장=물론 모두가 방역메뉴얼을 잘 지킨 건 아니다. 신분이 확실하고 의심증상이 없는게 확인된 일부 선수와 동호인은 경기가 없어도 대회장 관중석에 남길 원했다. 그러나 양해를 구하고 철저하게 제한했다. 당구연맹은 대회 한 달 전부터 ‘의심증상 있으면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4~5차례 보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대회중단을 막을 수 있던 일도 있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김 위원장=대회 셋째날(26일) 동호인부 경기에 출전하려던 동호인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이 일주일 전 ‘코로나19’ 확진자와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무증상 확인을 받았는데, 대회 참가해도 되는지를 묻는 내용이었다. 당구연맹 내부회의를 거쳐 해당 동호인에게 ‘대회 참가하지 말아달라’고 권유했고,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먼저 자신 상황을 알리고 자발적으로 방역체계를 지켜준 것이다. 이렇듯 국토정중앙배에선 선수와 동호인 모두 전국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당구연맹과 개최지 양구군은 대회 한 달전부터 양구에서 4~5차례 미팅을 가지며 방역매뉴얼을 고심했다. 철저한 방역매뉴얼을 바탕으로 대회는 코로나19 의심자, 확진자 없이 막을 내릴 수 있었다. 대회 참가하는 동호인들이 경기장 입구 서 문진표를 작성 중이다. -나 처장=국토정중앙배는 결과적으로 확진자 없이 질서있게 진행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회 자체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장담하기 어렵다. 다음 대회는 방역과 함께 대회 질적 향상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대회의 질적향상이란 무슨 뜻인가.
-나 처장=우선 발열체크를 경기장 입구에서 하지 않고 대회장(경기장)에 차량으로 들어오거나 도보로 올 때 입구에서 떨어진 곳에서 사전 체크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차량으로 들어오면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로 차 안에 머물며 발열체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기장 입구에서의 혼선을 줄일 수 있다. 경기장 입구 발열체크로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그 즉시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서라면 경기장 밖에서 의심증상이 나타난 것이어서 대회 중단을 막을 수 있다.
또 ‘경기장 내 인원 총량제’도 고민하고 있다.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는 최대인원을 정해 이 범위 안에서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랜선 시상식’을 통해 당구팬과 우승자가 함께 우승 감격을 나눌 수 있는 방법도 논의 중이다.
-김 위원장=대회참가 선수와 동호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아니었다면 양구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당구연맹 직원들과 심판들의 노고에도 감사 뜻을 전하고 싶다. 그간 많은 대회를 운영했지만 이번 대회를 안전하게 마쳤다는 점에서 뿌듯함이 남다르다. ‘코로나19’에도 앞으로 다른 대회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 처장=선수와 동호인 그리고 양구군과 당구연맹 직원, 심판 모두에게 감사말씀 드린다. 앞으로 개최될 대회도 당구연맹은 철저한 방역을 갖추어 ‘안전한’대회가 되도록 하겠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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