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동강배 준우승’ 이영민 “11년만의 입상, 더 기뻐”
256강전부터 7연승…결승서 허정한에 승부치기 敗
“허정한이 너무 잘 치더라…졌지만 잘 싸운 경기”
시상식 후 응원와준 여자친구‧지인들과 축하파티
“현재 랭킹 31위…안정적 시드권이 우선 목표”
"2018 영월동강배 전국 3쿠션 당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영민(성남)이 시상식에서 트로피와 상장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영월=MK빌리어드뉴스 최대환 기자] 이영민(43‧성남‧국내 31위)은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인 ‘2018 영월동강배 전국 3쿠션 당구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는 이 대회 들어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256강전부터 시작, 내리 7연승을 달리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이영민은 결승에서 허정한(경남‧8위)을 만나 40:40 동점 후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5로 분패했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쳐 아쉬울 법도 한데 이영민은 시상식 내내 활짝 웃으며 기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첫 전국대회 입상’이란다. 지난 2008년 선수로 데뷔해 올해 선수생활 11년차인 이영민은 “준우승이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이라며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 22일 영월동강배 시상식을 마친 직후 이영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2008년 선수 데뷔 후 첫 입상이라고 들었다.
=그 동안 나름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못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입상해서 기분이 좋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준우승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영민은 준우승 트로피를 받는 순간 가장 생각났던 사람으로 여자친구 이예나 씨를 떠올렸다. 이영민은 "여자친구 덕분에 심적으로 안정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제공=이영민 선수)▲준우승 트로피를 받던 순간 누가 먼저 생각이 났나.
=영월까지 따라와서 응원해준 여자친구(이예나 씨)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우승해서 함께 축하파티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준우승 했으니 준우승 축하파티라도 해야겠다. 하하. (실제로 대회 후 이영민은 여자친구를 포함해 함께 응원온 지인들과 축하파티를 했다.)
▲8강을 거쳐 결승까지 정말 잘 쳤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주위 선수들이 요즘 나를 보고 ‘공이 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그 말을 믿고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하고자 했다. 오늘은 모든 경기가 방송경기였는데 최대한 주위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테이블에 집중하고자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아쉽지 않나.
=사실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결과는 결과다. 선수생활 최초의 입상이라 성적에는 만족한다. 하지만 앞으로 훈련을 어떤 방법으로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다. 8강전에서 김형곤(강원)을 상대했다. 승리까지 단 1점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3이닝 연속 공타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피 말렸다. 하하. 당시에는 김형곤 선수가 수비 위주로 플레이하면서 기회가 오면 단번에 10점을 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형곤 선수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방심하다가는 역전 당하겠다’는 생각에 나도 수비적으로 플레이를 하다보니 공타가 길어졌다.
▲이홍기(서울)와의 4강전에서는 11이닝까지 31점을 뽑는 등 쾌조의 샷 감각을 보였다. 그런데 이후 10이닝 동안 4점을 뽑는데 그쳤다.
=상대(이홍기)가 맹렬히 추격하는 상황이었고, 예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역전당한 경험이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내가 뒷심이 약해진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솔직히 당황스러웠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사실 안 그런 척했지만 당시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영월동강배 256강부터 4강까지 7연승을 달리던 이영민은 결승에서 허정한을 만나 승부치기 접전 끝에 분패했다. 이영민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라며 결승전을 돌아봤다.▲그렇게 어렵게 이기고 올라와 결승전에서 허정한(경남)을 만났다. 허정한이 결승 상대로 정해졌을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했나.
=사실 허정한 선수의 이번 대회 경기를 찾아서 봤다. 16강에서는 (김)행직이를 상대로 질 것 같았던 경기를 역전시키는 등 컨디션이 엄청 좋아보였다. 그래서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지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되뇌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위 ‘졌지만 잘 싸운’ 경기였다. 승부치기까지 가서 우승의 향방이 갈렸는데.
=허정한 선수가 너무 잘 쳤다. 하하. 결승전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다. 승부치기에서 내가 먼저 4점을 치고 나서 기다렸다. 그런데 후구였던 허정한 선수가 초구 배치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빗겨치기로 두 번째 득점을 노렸다. 사실 나는 그 공이 빠지는 줄 알았는데 득점으로 연결이 되더라. 허정한 선수도 경기 후에 ‘그 공 빠지는 줄 알았다’고 말하더라. (이영민은 승부치기에서 허정한에 4:5로 아깝게 패배했다.)
▲올해 초 포천 전국당구선수권과 최근 잔카아시아3쿠션오픈 8강에 오른데 이어 이번 영월동강배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올해 성적이 좋은 편인데 특별히 바뀐 점이 있나.
=지난해 6월부터 용인 ‘123당구클럽’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데 클럽의 신희석 대표님이 연습시간을 많이 보장해주시고, 국내외 시합 경비를 지원해주시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다. 그런 여건이 도움이 된다.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올해 초에 만난 여자친구가 큰 도움이 됐다. 그 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아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덕분에 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 여자친구는 현재 김치빌리아드에서 근무하고 있어 당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훈련을 더 하라고 타박하곤 한다. 하하.
▲하루 연습량은 얼마나 되나.
=공을 많이 치는 편이다. 하루에 6~7시간 정도 연습한다. 오전 6~7시부터 아침훈련을 하고, 손님이 없는 틈틈이 연습한다.
이영민은 "내년에는 안정적으로 시드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데뷔 첫 입상도 하고 올해 기분좋게 마무리하게 됐다. 새해 목표는.
=2019년도에는 안정적으로 시드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현재 랭킹이 31위라서 시드권이 간당간당하다. 대회마다 안정적으로 시드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이영민은 당구를 잘 치는 선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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