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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前 당구대표팀 감독 “최고 순간은 최성원-강동궁 세계팀3쿠션 2연패”

2018년 독일 비어센대회때 ‘최성원-강동궁’ 이끌고 우승
연세대 출신으로 당구계 1호박사…선수 때 국내랭킹 7위도
당구연맹 경기력향상 위원, 해설위원, 빅본고문 등 ‘맹활약’
“韓 3쿠션 수준, 10명씩 놓고 보면 세계 최고”
“PBA 짧은기간 성장, 1부투어 절반 이상 당구로 먹고 살수 있어야”

  • 이상민
  • 기사입력:2021.04.26 09:12:41
  • 최종수정:2021.04.26 11: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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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JS당구클럽에서 MK빌리어드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한 이장희 감독.(사진=MK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이상민 기자] 전 당구국가대표팀 감독, 당구계 1호박사, 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 TV해설위원, 당구업체 기술고문…. 그에게는 줄잡아 예닐곱개의 직함이 붙는다. 이장희(54) 전 당구국가대표감독 얘기다.

그는 재수 끝에 연세대(수학과)에 입학한 전도 유망한 청년이었다. 그러다 친구 따라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던 당구장에 놀러갔다가 처음 큐를 잡았다. 21살때다. 이후 당구 매력에 푹 빠졌고 신촌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직접 선수가 되고 싶어 1999년 서울연맹에 등록했다.

선수 시절 국내 랭킹 톱10에 올랐던 이 전 감독은 지도자로서 더 빛을 발했다. 특히 2018년 독일 비어센에서 열린 세계팀3쿠션선수권에서 한국(최성원-강동궁)이 2연패를 달성할 때 사령탑을 맡았다. 이때가 그의 당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했다.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 감독으로서도 우승(조명우) 준우승(고준서) 공동3위(조화우)를 휩쓰는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는 자신이 운영하는 당구장(서울삼성동 JS당구클럽)에서 ‘이장희당구아카데미’를 열어 레슨를 하고 있다. 아울러 ‘카본 큐’를 생산하는 빅본(VICVON) 기술고문으로 당구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9일 JS당구클럽을 찾아 그의 당구얘기를 들어봤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제 당구장에서 LPBA 선수 3명, 선수 지망생 2명, 아마추어 동호인 등을 대상으로 레슨하며 지내고 있다. 빅본 기술고문, 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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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장희 전 감독이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당구장을 소개해 달라.

=2008년부터 서울 삼성동에서 JS당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대8대, 중대 14대였지만 지금은 대대만 17대다. 당시 대대 8대는 강남 최초였다. 구장이 넓다보니 동호인 대회와 대한당구연맹 디비전 시리즈도 열린다.

▲당구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됐나.

=대학 합격하고 입학식까지 시간 남았을 때 친구 따라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당구장을 간 게 시작이었다. 당구장에서 어떤 여자가 당구를 치는데 정말 멋있어 보였다. 그때 큐를 처음 잡았고 재미가 들려 꾸준히 하게 됐다. 대학 입학하고 나서는 주위에 당구를 잘 치는 사람이 많아 공부보다는 당구만 쳤다. 그래서 11학기 만에 졸업하게 됐다. 하하.

▲당구 선수로 활동했는데.

=당구를 좋아해 신촌서 직접 당구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다 실력이 쌓이니 선수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어 1999년 서울당구연맹에 선수 등록 했다. 당시 연세대를 나왔으면 웬만한 기업에 취업은 됐다. 당구때문에 많은걸 포기했다고 할 수 있다.

▲선수로서 성적은.

=선수 등록 전에는 대학생당구대회와 사회체육당구연합회 주최 전국대회에서 여러번 입상했다. 1999년 서울당구연맹에 등록한 후에는 2003년 전국당구대회에서 공동3위도 하는 등 8강 1번, 4강 2번 기록했다. 당시 국내랭킹 7위까지 올라갔다. 2004년 이후에는 연맹 행정일을 많이 하게됐다.

▲당구계 1호 박사인데.

=당구인 중 체육전공자나 학위 소지자가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도전했다. 또 대학교 교양체육 과정에 당구과목이 없어 직접 개설해 가르치려고 체육학 박사학위를 땄다. 숭실대, 연세대에서 당구를 가르치기도 했다.

▲지도자는 언제부터 시작했고 당구대표팀 감독은 어떻게 맡게 됐나

=2013년 인천실내아시안게임에서 처음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았다. 국제대회에 지도자로 나가려면 경기지도자 1급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난 이미 그 자격증을 취득해놓았다.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꼽자면.

=지도자 역할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지휘하는 것보다는 선수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편하게 해줘야 한다. 물론 전략도 짜야 하지만 선수 스스로 최종 결정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거의 다 지도했다. 기억에 남는 선수를 꼽자면.

=국제대회 성적으로는 당구인들이 고 김경률과 최성원을 많이 꼽는다. 또한 조재호 강동궁 김행직 조명우 등 잘하는 선수들 나이가 점점 젊어진다. 이런 걸 보면 어느 한 명이 대단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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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이장희 감독은 최성원-강동궁과 함께 한국 당구 최초 세계팀3쿠션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2018 독일 비어센 세계팀3쿠션선수권 경기에 앞서 대회장에서 최성원(왼쪽), 이장희 감독, 강동궁(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장희 전 감독 페이스북)
▲우리나라 3쿠션을 세계 수준과 비교하면.

=10명씩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최고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넘어섰다고 하기는 아직 어렵다. 정확히 표현하면 3쿠션 강국 중 하나고 중심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축구로 따지면 우리는 독일, 프랑스 수준일 것 같다.

그래도 저변은 훨씬 좋다. 요즘은 중고등학교부터 당구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져 당구를 잘하면 대학과 프로에 갈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축구가 스페인에 유학을 보내듯이 이제는 유럽에서 한국에 와야 될 정도다.

▲당구인으로서 최고의 순간을 꼽자면.

=2018년 세계팀3쿠션선수권 2연패할 때다. 그해 우리나라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당시 지도자로서 충분한 경험이 없어 많이 배우기도 했고 좋은 업적을 만들어 대한당구연맹 지도자 상을 받았다.

▲세계팀3쿠션선수권 2연패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세계팀선수권 우승은 선수들의 꿈 중 하나다. 강동궁도 잘해 줬지만 최성원이 2017년에 우승한 경험도 있고 상대전력을 잘 알고 있어 선수 겸 코치로 리드를 잘해줬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승하며 우승했는데 두 선수 모두 훌륭했다. 또 최성원 강동궁의 성을 따서 ‘최강’ 조합이라고 부르며 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한몫했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베트남(40:21) 덴마크(40:30) 그리스(40:21)를 차례로 제압하고 3전승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프랑스를 40:28, 4강에선 연장 접전 끝에 덴마크를 55:42(40:40 이후 승부치기 15:2)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선 오스트리아를 40:30(23이닝)으로 제압하고 세계팀3쿠션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2017년 대회에선 최성원-김재근이 우승을 차지했다.)

▲당구가 2030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다시 채택됐는데.

=당구는 1998년 방콕부터 2010 광저우까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중간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이 중동 사람으로 바뀌면서 종목에서 빠졌다. 그러다 2030년에 다시 채택된 것이다. 선수들이 태극기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어 반갑고 축하할 일이다.

▲프로당구(PBA)도 출범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전에도 당구인끼리 프로당구를 출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 PBA가 생기며 최초의 프로당구가 생겼다. 짧은 시간에도 여기까지 성장한 것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정착 단계라고 보지는 않는다. 1부투어 선수들 반 이상은 당구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가 돼야 정착했다고 생각한다. 팀리그 팀도 더 많아져야 한다.

▲카본 큐 업체 ‘빅본(VICVON)’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데.

=옛날에는 큐 재료가 대부분 목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카본이나 합성 알루미늄 등 가볍고 강한 소재를 사용한다. 그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유럽 제품을 많이 썼는데 최근에는 국내 선수들 실력도 좋아지고 당구용품도 좋아졌다. 국산 당구용품이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욕심에 빅본과 함께 하게 됐다.

▲빅본 카본 큐 ‘닥터캐롬’ 시리즈를 소개해 달라.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닥터 캐롬’ 시리즈는 기존 빅본이 만들던 나무와 카본 소재가 아닌 오직 카본으로만 만든 프리미엄 시리즈다. 카본 큐는 전진력과 앞으로 미는 힘이 좋다. 나무 큐 이상으로 공이 잘 나간다. 특히 상대 인기가 많다.

▲당구인으로 30년 넘게 활동해왔는데, 그 동안 당구장 문화 중 가장 큰 변화는.

=가장 큰 변화는 금연, 금주다. 옛날에는 소위 노는 사람들이 당구장에서 담배 피고, 술 마시고 놀고 그랬다. 최근에는 금연, 금주가 되면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당구장 손님 중에 아이들과 여성층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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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018 독일 비어센 세계팀3쿠션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한국 대표팀이 대한당구연맹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봉수 대한당구연맹 대회위원장, 이대수 부회장, 강동궁, 이장희 한국대표팀 감독, 최성원, 박태호 수석부회장, 김정규 이사, 김재택 사무처장, 권익중 심판위원장(사진=MK빌리어드뉴스)
▲우리나라 당구가 더 발전하려면.

=프로당구는 이제 막 출범했다.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 야구를 모니터링하고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 당구 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발전하는 건 아니다. 당구 선수들도 체육을 전공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식견과 시야를 넓히면 경기 외적으로 다양한 것들을 접목시킬 수 있다. 인프라가 더 좋아져야 하고 은퇴한 선수들이 후진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목표는.

=당구계가 많이 발전하고 있고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계속 공부하고 노력해 학교 체육부터 동호인당구에 이르기까지 보탬이 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imfactor@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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