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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메뉴 너무 다양하면 불안해”...스벅·던킨 위협하는 국민 빵집의 ‘묘수’ [오찬종의 매일뉴욕]

오찬종의 매일뉴욕-네 번째 이야기

  • 오찬종
  • 기사입력:2025.06.19 17:30:00
  • 최종수정:2025-06-21 13: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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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종의 매일뉴욕-네 번째 이야기
파네라 브레드 매장 전경. 사진출처=파네라브레드
파네라 브레드 매장 전경. 사진출처=파네라브레드

미국 카페 베이커리 카페 시장 규모는 183억달러로 추산이 됩니다. 이중 대표 프랜차이즈 탑 투는 당연 스타벅스와 던킨입니다. 그리고 탑3 주자로 5% 정도 지분을 차지고 있는 기업이 오늘의 주인공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입니다.

파네라 브레드는 미국과 캐나다에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기본적으로 베이글, 브라우니, 쿠키, 크루아상, 같은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을 제공합니다.

커피와 주스 같은 음료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파스타,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와 같은 식사 메뉴도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파네라는 베이커리를 넘어서 패스트 캐주얼푸드 시장으로 분류가 되기도 합니다.

미국 패스트 캐주얼 푸드 시장 순위. 자료출처=테크노믹
미국 패스트 캐주얼 푸드 시장 순위. 자료출처=테크노믹

실제 파네라브레드는 미국 패스트 캐주얼 푸드 시장 순위에서 1위 치폴레 바로 다음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3위는 판다 익스프레스고요. 4위와 5위는 최근에 소개해드린 레이징 케인즈(Raising Cane’s)와 저지 마이크스입니다.

파네라는 현재 IPO를 준비중입니다. 당초 목표는 2024년 연내였는데 조금 지연된 상태죠. 과연 투자 시장에서 파네라는 카바처럼 대박을 낼 수 있을까요?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브로콜리 체다 수프 등 파네라브레드의 주요 메뉴. 사진출처=파네라브레드
브로콜리 체다 수프 등 파네라브레드의 주요 메뉴. 사진출처=파네라브레드

파네라브레드의 브로콜리 체다 수프와 치킨 샌드위치는 고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특별한 맛까지는 아니지만 가성비 좋고 든든하다는 평가를 받죠.

매장 내 퍼지는 빵 굽는 냄새는 주문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냅니다. 파네라 브래드는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습니다. 던킨이나 스타벅스 등 동류 브랜드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죠.

보다 더 큰 차별점은 최근 미국 내서 찾기 드문 넓고 아늑한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무료 Wi-Fi, 전원 콘센트를 여유롭게 갖춰서 동네 쉼터 같은 느낌을 줍니다. 빠른 회전율을 강조하는 요즘 스타벅스와 비교하면 다른 전략이죠. 파네라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많은 무료 Wi-Fi 핫스팟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미주리주에선 원래 이름인 ‘세인트 루이스 브레드’를 쓰고 있다. 사진 출처=DiscoverSTC
미주리주에선 원래 이름인 ‘세인트 루이스 브레드’를 쓰고 있다. 사진 출처=DiscoverSTC

파네라 브레드의 역사는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세인트 루이스 브레드(St. Louis Bread)’라는 이름의 작은 베이커리 카페로 출발했어요. 지금도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 안에서는 여전히 ‘파네라’ 대신 ‘세인트 루이스 브레드’ 원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세인트 루이스는 아늑한 동네 베이커리 브랜딩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1993년 오봉팽 브랜드를 운영하던 사업가 ‘로널드 셰익(Ronald Shaich)’은 이 세인트루이스 브랜드를 인수합니다.

정통 프랑스 빵을 공급하는 오봉팽은 1991년 상장할만큼 성공적이었지만 공항이나 상업지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한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CEO인 로널드 셰익은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오봉팽보다 동네 친화적이고 대중성 있는 ‘세인트루이스’가 더 적합한 브랜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실행에 옮겨 1997년 세인트 루이스에 메뉴를 더 확장한 뒤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브랜드 ‘파네라 브레드’로 만들었습니다. 파네라 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빵 바구니’를 뜻하는 말에서 따왔습니다.

2000년대 초반 파네라는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확장했습니다. 패스트푸드의 속도와 고급 레스토랑의 품질을 결합한 패스트 캐주얼 개념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독일계 사모펀드 JAB가 파네라 브레드를 75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금액 기준으로 외식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이와 함께 상장폐지가 됐죠.

악수가 된 사모펀드와 동행

다만 지금까지 파네라 브래드와 JAB의 동행은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어요. 패스트캐주얼 시장에서 2018년 1위였지만 지난해 치폴레에 1위 자리를 내줬죠. 실제 치폴레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5%였는데 파네라는 2%에 그쳤어요. 여기에 더해 3위 판다 익스프레스는 10% 성장하면서 파네라를 바싹 뒤쫒고 있죠. 레이징케인즈와 저지마이크스도 20%넘게 성장하고 있고요

파네라의 최근 성장 둔화를 단순 브랜드 수명이 성숙했기 때문으로 치부하긴 어렵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저지 마이크같은 경우엔 70년이라는 더 오랜 업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해 20% 넘게 성장하기도 했거든요.

업계선 JAB의 무리수가 브랜드를 망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과욕을 부렸다는건데요. 대표적 예가 피자였습니다. 인수된 이후 파네라는 2019년 매장에서 피자를 팔기 시작해요. 브런치를 넘어서 저녁 식사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목표였죠. 이 외에도 다양한 이것저것 메뉴를 넣어서 팔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대책은 기존 파네라의 정체성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카페인지, 식당인지, 브런치가게인지 뭔지 모르겠는 상황이 펼쳐졌죠.

파네라 그룹 산하 노아스 뉴욕 베이글. 사진 출처=노아스
파네라 그룹 산하 노아스 뉴욕 베이글. 사진 출처=노아스

경영 측면에서도 좀 아쉽습니다. JAB는 파네라를 고급 커피 전문점 카리부와 보유중인 베이글 브랜드들을 더해서 그룹화 했습니다. 회사 몸집을 키운 뒤에 상장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죠.

참고로 아인슈타인 브로스 베이글(Einstein Bros. Bagels)은 약 689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브랜드입니다. 주로 아침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력으로 제공하고요, 대중적이고 캐주얼한 분위기가 특징이예요

노아스 뉴욕 베이글은 56개 매장정도가 있는데, 뉴욕에 없고 주로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쫄깃한 식감의 미국 동부 뉴욕 스타일 정통 베이글을 서부에서 선보이는 것이죠.

2022년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USHG와 파트너십을 맺고 상장을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이 됩니다. 실제로 기계적으로 브랜드를 합쳤을 뿐 유기적 시너지가 없던 게 실패의 원인이 됐습니다.

올해 다시 상장 도전

파네라 브레드는 이제 JP모건과 손잡고 다시 상장에 도전중입니다. 전체 인원 17%를 감원하는 조직 슬림화에도 나섰고요. 베이글 기업들을 매각하고 파네라 브래드에 집중하는 상장안을 검토중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부적으로도 본질을 찾기 위한 노력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파네라는 올해 들어 다시 메뉴를 간소화하는 데 집중합니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메뉴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전체 19% 넘는 메뉴를 없앴습니다. 여기엔 문제가 됐던 피자도 포함되어 있죠. 그리고 본질인 빵과 샌드위치 메뉴를 보강했습니다. 미국 프렌차이즈 베이커리 카페 부흥기를 이끌었던 파네라는 다시 투자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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