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콘덴싱 순간식 가스 온수기[사진 출처=신한투자증권]](https://wimg.mk.co.kr/news/cms/202506/01/news-p.v1.20250530.b4d723c284414bc3a9375c5762d3b2ee_P1.png)
최근 주식시장에서 각광받는 종목들은 대부분 글로벌 수출주(株)들입니다. K라면의 인기로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자 삼양식품의 주가는 어느새 주당 100만원 선을 돌파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안보불안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 방산주가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내수시장의 경기침체로 또다른 업사이드(상승 가능성)를 예상하는 주식 투자자들은 지금도 발빠르게 글로벌 수출주를 찾아나서고 있습니다.
그중 콘덴싱 보일러로 주목받는 경동나비엔도 대표적인 수출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보일러·온수기를 수출한다’는 게 생소할 수 있겠지만 그간 경동나비엔은 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2 이상으로 늘렸고, 현재도 계속해서 해외로 확장 중입니다. 2년여 전 3만원대 머물던 주가도 지금은 7만원대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경동나비엔 주가 흐름[사진 출처=네이버증권 홈페이지 갈무리]](https://wimg.mk.co.kr/news/cms/202506/01/news-p.v1.20250530.f9852cb1df6d409e8c120fad9af8207a_P1.png)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전 거래일 보다 1300원(1.7%) 하락한 7만51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경동나비엔의 시가총액은 1조941억원, 코스피 시가총액 24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동나비엔은 1973년 설립된 난방용 보일러, 온수 제조 판매사입니다. 1988년 국내 최초로 콘덴싱 보일러를 개발하며 이름을 알렸죠. 경동나비엔의 주요 제품은 총 매출액 기준 가정용 보일러가 40%, 온수기가 41%, 기타 제품 등이 18%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현재 포화 상태입니다. 난방연료가 이미 기름으로 변화된지 오래됐고, 도심 위주로 보일러 공급이 늘어났습니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 대성쎌텍에너시스가 과점을 하고 있으며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국내에서 성장폭을 키우기 쉽지 않죠.
경동나비엔은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탈탄소 시장에서 탄소 감축효과가 있는 콘덴싱 온수기를 수출하기로 한 것이죠. 경동나비엔이 주력하고 있는 해외 시장은 바로 미국(북미)입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저장식 가스 온수기’를 써왔습니다. 대용량의 물을 가열시켜 보관하는 방식이라 사용이 편리한 편이죠. 하지만 가스 소비가 많아 친환경 트렌드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경동나비엔 제품군[사진 출처=경동나비엔 홍보 카달로그]](https://wimg.mk.co.kr/news/cms/202506/01/news-p.v1.20250530.a2e8c832fffe42319f86bc4fa4dca3c7_P1.png)
반면 경동나비엔의 온수기는 ‘순간식 가스 온수기’입니다. 가스를 이용해 온수가 필요할 때마다 소량의 물을 가열시키는 시스템입니다. 순간식 전기 온수기도 있지만 이는 전기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노후주택 등에선 도입되기 힘들어 경동나비엔은 가스를 이용한 순간 가열 방식을 공략하기로 한 것이죠. 다만 단점도 있습니다. 초기 설치 부담이 저장식 가스 온수기보다 높은 편입니다. 저장식 가스 온수기 및 설치 비용이 개당 800~1800달러인 반면 순간식은 1000~3000달러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순간식 가스 온수기는 설치 이후엔 불필요한 가스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전기료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장점에 다양한 소비처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화된 보일러를 교체해야 하는 소규모 영업장, 주택 등에서 순간식 가스 온수기를 더 선호하는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미국 에너지부는 가정 내 에너지 및 수도 요금을 연간 760억달러까지 절감하고 에너지와 유해 탄소를 줄이기 위한 목적의 온수기 효율 표준을 발표했죠. 2029년부터 판매되는 가스 온수기는 콘덴싱 기술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데 향후 경동나비엔의 가스 온수기도 주목을 더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경동나비엔의 온수기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TRASS)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 공장이 있는 경기도 평택의 가스식인 즉시식 물가열기 수출액은 2015년 9045달러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24년 4억1658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1월 2866만달러 △2월 2303만달러 △3월 2761만달러 △4월 4142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평택지역 가스식인 즉시식 물가열기 수출액 추이[사진 출처=TRASS]](https://wimg.mk.co.kr/news/cms/202506/01/news-p.v1.20250530.433ed447a50440b6b2d1778b051db657_P1.png)
미국 수입 데이터를 살펴보면 국내 순간식 가스 온수기의 수입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미국 통계청, 신한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해 들어오는 순간식 가스 온수기의 국가별 점유율은 2015년 한국이 29%를 기록했으나 2024년 50%로 늘어났습니다.
여전히 미국 보일러 시장은 에이오스미스(A.O. Smith)라는 업체가 과점하고 있지만 소용량 온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선 경동나비엔의 순간식 가스 온수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같은 이유로 그간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우상향해왔습니다. 2023년 1월2일 3만3100원이었던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올해 1월21일 10만77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 기간 약 225% 상승한 것입니다. 국내 최대 기관 투자자로 불리는 국민연금공단도 지난 1분기 경동나비엔 주식을 더 샀습니다. 국민연금의 경동나비엔 지분율은 7.14%에서 8.16%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고점을 찍고 난 이후 최근까지 경동나비엔의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바로 관세전쟁 후폭풍 때문입니다. 바로 이번 2분기부터 보편적 관세율 10%를 부과한 수치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률이 기존 9.6%에서 1.2%포인트(p) 하락할 것이라고 보기도 했죠.
![경동나비엔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사진 출처=DS투자증권]](https://wimg.mk.co.kr/news/cms/202506/01/news-p.v1.20250530.9e485362e3304e869d4db897158c21e8_P1.png)
그럼에도 미국에서 순간식 가스 온수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큰 틀은 변하지 않기에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경동나비엔의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습니다. DS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경동나비엔의 목표주가를 각각 13만원, 12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업체와 직접 경쟁하지 않으며 (미국 내) 일본 수입 점유율이 감소한 것을 감안할 때 매력적인 기회라고 판단된다”며 “국내 신사업 나비엔매직과 북미 HVAC(냉난방공조) 시장 퍼니스, 히트펌프 신베품은 올 3분기 이후 구체적인 실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13년간 영업활동현금(CFFO) 합계액은 약 6221억원인데 유형자산 취득(CAPEX) 합계액이 6068억원, 잉여현금흐름(FCF) 합계액은 153억원”이라며 “냉난방시스템의 특성상 장기간 꾸준한 CAPEX를 필요로 하며 과점 사업체가 된 이후에야 수익성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경동나비엔의 미래는 에이오스미스의 현재로 수렴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경동나비엔 현금흐름 추이[사진 출처=신한투자증권]](https://wimg.mk.co.kr/news/cms/202506/01/news-p.v1.20250530.6a1f9529d45a4d19b7f08bea68d61bbf_P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