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심 포트폴리오 유효하지만
확장세 무서운 中 테크주도 담아야
패권 변화 시기 리스크 대응이 필요
中 제조업 경쟁력은 AI 트렌드서 빛나

“지난 10년은 미국 빅테크 투자로 달러 자산 노출도를 높이는 것이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전략을 유지하되, 글로벌 패권 변화의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빅테크 노출도를 20~30%까지 높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992년 한·중 수교 전부터 중국 땅을 밟아 30년 넘게 중국 전문가로 활동해온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술주의 장기투자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최영진 부문장은 중국을 “나무젓가락과 냅킨같은 노동집약적 산업부터,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같은 첨단 산업망까지 모두 아우르는 전 세계 유일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인공지능(AI) 시대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 부문장은 “예컨대 BYD는 배터리, 전기차,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기업”이라며 “규모의 경제가 저렴한 가격으로 이어지고, 가격 경쟁력이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당겨 결국 경쟁사보다 AI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BYD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BYD는 지난 26일 자국 내 전기차 가격을 최대 34% 인하하겠다고 발표해 테슬라 등 경쟁사를 압박했다.
최 부문장은 미국 매그니피센트 7에 대항하는 중국판 ‘매그니피센트 7’ 기업으로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함께 샤오미, BYD, SMIC, 메이퇀을 꼽았다.
추가로 지난 20일 홍콩증시에 상장한 CATL도 이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CATL은 이번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은 7조원대 자금을 유럽 시장 진출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현지 생산이나 조인트벤처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의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이 휴머노이드 기술 발전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는 “중국은 고령화 흐름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노동임금의 상승세까지 보이고 있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로봇이 필요하다”고 풀이했다.
투자 관점으로는 오는 2050년까지 8350억달러로 성장할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어느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지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장기업 중에서도 유망한 회사가 많으므로 고루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달 들어 신규 상장한 14종의 상장지수펀드(ETF) 중 4종이 ‘차이나테크’와 ‘차이나휴머노이드’ 상품이다.
최 부문장은 “글로벌 패권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한 국가에만 투자를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보수적 투자자라면 중국주식 비중을 10~20%, 공격적 투자자라면 20~30% 가져가는 것이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 조언했다.
그는 미중갈등 국면과 정치 리스크 등에도 중국 빅테크의 성장성과 시장 지배력은 강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9년까지 한화자산운용 중국법인장을 맡았던 최 부문장은 현재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운영위원장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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