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구(충북연맹‧35)는 28일 열린 ‘2017 청주직지 3쿠션월드컵’(이하 청주월드컵) 마지막 예선 Q라운드에서 ‘월드컵 챔프’ 강동궁(40:23), 베트남의 트렁 쾅 하오(40:28)를 꺾고 본선 토너먼트 티켓을 따냈다.
그의 국내랭킹은 287위, 세계랭킹은 772위다. 이런 선수가 32명의 세계 톱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예선 1차 라운드(PPPQ) 2승, 2차 라운드(PPQ)를 전체 2위 애버리지(1.818)로 통과할때만 하더라도 그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예선 3차 라운드(PQ)에서 응우옌 두이 트렁(베트남), ‘LGU+컵’ 준우승의 홍진표를 꺾으며 Q라운드에 진출하자 팬들은 “도대체 강민구가 누구냐”며 궁금해 했다.
강민구는 2004년 선수등록 해 5년간 선수생활을 한 바 있다. 그러다 2009년 후반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은 열망 때문에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갑자기 좋지 않아진 집안 사정으로 인해 2010년 후반 귀국해야만 했다.
공부의 길을 접은 그는 예전 꿈을 떠올렸다. 바로 당구선수였다. 예전 활동 당시의 그는 국내랭킹 100위권에 겨우 들어가는 선수였다. 그는 이를 극복하고 싶었다. 우선 아마추어대회에 출전하며 큐 감각을 다시 찾기로 했다.
“죽기살기로 공을 쳤다” 강민구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 결과 ‘2015 화천쪽배축제 3쿠션 페스티벌’ 우승 등 성적이 따라왔다. 그 기세를 몰아 작년 7월 충북당구연맹 선수로 재등록하기에 이른다.
이후 강민구는 선수 재등록 한 달 만에 ‘2016 구리월드컵’(8월) 국내예선에 출전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생애 첫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그는 경험이 부족했다. 별다른 힘을 못쓰고 PPPQ에서 고배를 마시고 만다.
그로부터 13개월 후, 강민구는 이번 청주월드컵을 맞이하게 됐다. 충북당구연맹 랭킹 2위 자격으로, 월드컵 개최지인 충북당구연맹이 부여하는 예선 시드를 받았다. 또한 이번엔 그처럼 충북연맹 랭킹 3위 자격으로 예선 시드를 받은 장인어른(전중우 선수)과 함께였다.
장인어른은 아쉽게 PPPQ에서 대회를 마쳤지만, 사위는 파죽지세로 예선을 통과하며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강민구는 “저희 처갓집 식구들은 당구 가족이다. 장언어른을 비롯해 제 아내(전지연 포켓볼 선수), 처남(전인혁)이 모두 선수라 제 본선진출에 대해 더 많은 축하를 보내줄 것 같다”면서 “집에서 제 월드컵 성적들을 챙겨보고 계신 부모님께 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청주=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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