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며 2위로 추락했지만, ‘대전 왕자’ 문동주의 쾌투는 한화 이글스에 위안을 안겼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에 2-5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2연패에 빠짐과 동시에 39패(59승 3무)째를 떠안은 한화는 LG 트윈스(62승 2무 40패)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추락했다.
결과는 아쉬운 패전이었지만,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선발로 나선 문동주는 완벽투를 선보이며 한화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1회초부터 좋았다. 이정훈(낫아웃), 허경민(삼진), 안현민(유격수 땅볼)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는 강백호, 장성우, 오윤석을 각각 1루수 땅볼, 1루수 플라이, 유격수 땅볼로 잠재웠다.
3회초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황재균(삼진), 장진혁(삼진), 권동진(낫아웃)을 모두 물리쳤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이정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허경민(우익수 플라이), 안현민(삼진)을 돌려세웠다. 직후에는 포수 최재훈이 2루 도루를 시도하던 이정훈을 잡아내며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5회초 역시 깔끔했다. 강백호(삼진)와 장성우(중견수 플라이), 오윤석(삼진)을 막아냈다. 6회초에는 황재균의 3루수 방면 내야 안타와 장진혁의 희생 번트, 폭투로 1사 3루에 몰렸으나, 권동진, 이정훈을 나란히 낫아웃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특히 이정훈에게 뿌린 4구(파울)는 160.7km로 측정됐다. 이는 지난 5월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팀 후배 김서현이 찍은 160.5km를 넘어선 ‘시즌 최고 구속 기록’이다.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7회초 허경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안현민에게는 볼넷을 범했지만, 강백호(3루수 파울 플라이), 장성우(1루수 파울 플라이)를 범타로 묶으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7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92구였다. 10탈삼진은 문동주의 한 경기 최다 신기록.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후 한화가 역전패를 당하며 아쉽게 승리투수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2년 전체 1차 지명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은 문동주는 한화는 물론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우완 선발 자원이다. 데뷔시즌 13경기(28.2이닝)에서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써내는 데 그쳤지만, 2023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3경기(118.2이닝)에 출격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신인왕의 트로피를 안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2024시즌 성장통(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을 앓은 문동주는 올 시즌 초반부터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첫 일전이었던 3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전(5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이 시작이었다. 이어 4월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65를 적어냈으며, 5월 출전한 4경기에서도 2승 1패 평균자책점 4.57로 제 몫을 다했다.
이후 6월 2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4.82를 올린 그는 7월 4경기에서도 2승 1패 평균자책점 2.22라는 훌륭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날은 ‘인생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완벽투를 펼쳤다. 과연 문동주가 다음 등판에서는 승리라는 결과까지 챙길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편 6일 경기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한화는 선발투수로 우완 코디 폰세(13승 평균자책점 1.68)를 출격시킨다. 이에 맞서 KT는 우완 배제성(2승 1패 평균자책점 3.10)을 예고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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