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가 최근 불거진 ‘부실 행정 논란’에 대해 구단 관계자가 말을 전했다
광주 관계자는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광주와 포항스틸러스의 하나은행 K리그1 14라운드 경기 후 ‘국제축구연맹(FIFA) 선수 등록 금지 징계’에 관해 구단의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많은 분께서 구단의 입장을 듣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최근 논란에 대해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있고, 내부적으로 진상 파악에 대해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16일) FIFA와 연락이 닿았다. 연대기여금에 대해 다시 정보를 받았다. 다음 주 월요일(오늘) 이와 관련해서 전체적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연대기여금이 마무리되면 내부에서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왜 제대로 금액이 송금되지 않았는지, 해당 인원은 왜 구단에 징계와 공유하지 않았는지 등 여러 부분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조사할 것이다”라며 “많은 분이 물어보시는 징계와 관련해 구단의 공식 입장을 곧 전달해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걸려 죄송하다. 구단도 그만큼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지하고 있다”라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정효 감독과 선수단에 대해서는 “구단 상황과 관련된 소식을 전달됐다. 우선, 감독님과 선수들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광주는 최근 ‘부실 행정’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23년 광주는 아사니를 영입했다. 당시 아사니에 대한 3,000달러(한화 약 420만 원)의 연대기여금을 내야 했다. 연대기여금은 선수 영입 시 이적료 일부를 해당 선수가 12~23세 사이 뛰었던 구단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FIFA는 지난 2022년 11월 기존 복잡했던 절차를 각 구단에 직접 분배하는 ‘클리어링 하우스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광주는 아사니 영입 후 연대기여금이 제대로 송금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FIFA는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17일 광주에 대한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내렸다. 광주는 FIFA 징계에 대해 최근에야 알았다. FIFA 징계 공문은 아시아축구연맹(AFC)를 거쳐 대한축구협회로 전달되는데, 해당 공문이 휴직 중인 광주 구단 담당자 이메일로 전해진 것. 담당자의 부재와 이직 등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행정상의 공백이 발생했다. 축구협회 또한 FIFA 징계와 관련해 광주 구단에 재차 확인 없이 업무를 이어가는 등 촌극이 일었다.
가장 큰 문제는 광주는 징계 사실을 모른 채 올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10명 이상의 선수를 영입했다는 것. 선수들에게 귀책사유가 없지만, 규정상 해당 선수들은 뛸 수 없는 선수다. 이런 상황에 영입된 모든 선수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을 거쳐 축구협회에 정상적으로 등록됐다. 광주는 징계 기간 동안 K리그부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코리아컵 등 21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면서 몰수패 가능성이 제기됐다.
계속되는 비판 속 축구협회는 우선 광주의 손을 들었다. 지난 16일 밤 공지사항을 통해 광주의 FIFA 징계와 관련해 “본 사안은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로 인한 사고다.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 출전한 광주 소속 해당 선수들을 ‘무자격’으로 판단하기 무리가 따른다”라며 “지난 경기 결과를 번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 결과를 인정해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보장하고, 대회와 리그의 안정성 확보를 더 중요하게 판단했다”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다만, 광주에게 주어진 축구협회의 입장은 임시 면죄부다. 아직 FIFA와 AFC의 공식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축구협회 또한 이를 두고 “축구협회의 판단은 FIFA 및 AFC와는 다른 문제다. 축구협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FIFA와 AFC 관계자들에게 관련 사실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 ‘고의성이 없는 행정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적극적인 추가 소명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의 상위 기관인 FIFA와 AFC의 판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광주는 정상적으로 리그 일정을 소화했다.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여전히 광주 구단의 공식 입장이 없는 상황에서 이정효 감독은 부실했던 행정 처리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경기를 앞두고 그는 “축구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선수들과는 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았다. 포항전 이기기 위해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후에는 “저와 선수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징계와 관련해서는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오늘 우리는 이겼다. 선수들이 힘들게 싸워서 이겼다.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광주는 여전히 FIFA 징계가 유효한 상황이다. 이번 포항전에도 이번 시즌 합류한 일부 선수가 경기장에 나섰다. 이 역시 아직까지 규정 위반이다. 19일 오전 12시 기준 FIFA의 징계 목록에는 여전히 광주 구단의 이름이 있는 상태다.


프로축구연맹 규정 ‘제33조 패배로 간주 되는 경우’ 제2항에는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구단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구단이 0-3으로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무자격선수’란 ‘K리그 미등록 선수, 경고 누적 또는 퇴장으로 출전 정지된 선수, 상벌위원회 징계, 외국인 출전 제한 규정을 위반한 선수 등 그 시점에서 경기출전 자격이 없는 모든 선수’다.
FIFA에 여전히 징계 명단에 있는 광주는 포항전에서 규정상 뛸 수 없는 선수가 출전한 셈이다. 이를 두고 포항은 프로축구연맹에 해당 사안을 두고 규정대로 48시간 내로 질의할 예정이다. 이는 향후 리그 일정에서 광주를 상대하는 팀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사항인 만큼 프로축구연맹의 돌아올 대답 또한 주목될 수밖에 없다.
[포항=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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