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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한 순간 뒷걸음질, 최고령 우승 재도전"

SKT 오픈 2연패 정조준 최경주
페이드 구질, 스트레이트 바꿔
강풍 뚫고 핀 공략 가능해져
드라이버 거리 10야드 늘어
6번홀선 작년보다 30야드 더
"작년 기적처럼 공 떨어졌던 섬
올핸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

  • 임정우
  • 기사입력:2025.05.14 17:07:16
  • 최종수정:2025.05.14 1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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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2연패에 도전하는 최경주가 오른손을 불끈 쥐며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SK텔레콤 2연패에 도전하는 최경주가 오른손을 불끈 쥐며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만 54세 생일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정상에 오르며 한국 남자골프의 역사를 새롭게 쓴 최경주. 자신이 보유한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우기 위해 드라이버샷 거리를 늘리고 구질을 바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변신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그는 업그레이드가 돼 한국에 돌아왔다.

15일부터 나흘간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골프클럽에서 열리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최경주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하게 돼서 그런지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레고 긴장된다. 지난주 PGA 투어 챔피언스 대회가 없는 만큼 푹 쉬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몸 상태가 정말 좋은데 지난해의 좋은 기운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13일과 14일 연습 라운드를 돌며 이번 대회를 준비한 최경주는 파4 6번홀에서 늘어난 드라이버샷 거리에 깜짝 놀랐다. 6번 아이언을 사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피칭 웨지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는 허리가 잘 돌지 않아 거리가 짧게 나갔지만 올해는 다르다. 몸 관리를 잘한 덕분인지 최소 10야드 이상 더 나가는 것 같다"며 "6번홀에서는 드라이버샷이 잘 맞긴 했지만 지난해보다 30야드나 더 멀리 가 충격을 받았다. 미들 아이언 또는 숏 아이언으로 핀을 공략할 수 있게 된 만큼 올해는 더 많은 버디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비결로는 꾸준한 노력을 꼽았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 앞서 출전한 PGA 투어 챔피언스 8개 대회에서 한 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세 번 이름을 올리며 찰스슈와브컵 포인트 9위를 달리고 있다.

최경주는 "현재에 만족하는 순간 골프 실력은 뒷걸음질을 친다. 조금이라도 나아가기 위해선 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며 "올해 목표인 찰스슈와브컵 포인트 5위를 달성하기 위해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도 일부러 모든 홀을 걷는다. 여기에 플랭크와 푸시업 등을 매일 하며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악조건에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구질 변화까지 가져갔다. 최경주는 "하이 페이드를 주 구질로 삼았는데 공이 날릴 때가 종종 있어 스트레이트를 구사하고 있다"며 "꾸준히 연습한 결과 이제는 확실한 내 것이 됐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핀크스골프클럽에도 바람이 강하게 부는 만큼 스트레이트 구질로 변화를 준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18번홀 그린 주변 개울 안에 만들어진 'KJ CHOI 아일랜드'를 보고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경주는 "공이 물에 빠지지 않고 1평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에 살아 있었다는 게 아무리 봐도 믿기지 않는다. 하늘이 정말 나를 도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내게 기적을 선물한 공간이지만 올해 대회 때는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경주는 후배들에게 다시 한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뒤 후배들이 나를 보고 또 다른 목표를 갖게 됐다고 들었다"며 "누군가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다. 올해도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박상현과 장유빈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상현은 "최경주 선배와 첫날과 둘째날 함께 경기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최경주 선배와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집중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서귀포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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