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도엽은 4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5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쳤다.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문도엽은 공동 2위 재즈 쩬와타나논(태국), 김백준, 이정환(이상 7언더파 277타)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으로 3억원을 받은 그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5년, 아시안 투어 2년 출전권까지 확보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매 라운드 성적에 따라 조편성을 하는 가운데 문도엽은 오전 10시 1분에 출발한 챔피언조보다 1시간28분 빠른 8시 33분에 첫 티샷을 날렸다. 1번홀 버디로 첫 단추를 잘 끼운 그는 8번홀에서 두 번째 버디를 잡아냈다.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11번홀부터 14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낚아채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그러나 문도엽에게는 '마의 3홀'로 불리는 16번홀부터 18번홀이 남아 있었다. 16번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놓친 문도엽은 이날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최소 파 이상을 기록해야 하는 상황. 58도 웨지를 꺼내든 문도엽은 침착하게 어프로치 샷을 했다. 그린 위에 떨어진 공은 홀로 빨려 들어갔고 문도엽은 클럽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공동 선두로 올라선 문도엽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17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그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또 한 번의 버디를 기록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우승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선두와 타수 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최종일 경기를 시작했다"며 "프로골퍼의 꿈을 갖게 된 순간부터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을 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격해했다.
문도엽이 이번 대회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10세부터 부모님과 함께 갤러리로 오던 대회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고, 앞서 출전했던 12번의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7번 컷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던 만큼 감동은 더욱 컸다.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승부처로는 16번홀의 칩인 버디를 꼽았다. 그는 "그린을 놓쳤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파를 잡아내기 위해 어프로치 샷 연습을 지난겨울 매일 수백 개씩 했다"며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 것 같다. 다시 한번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의 감격을 맛볼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문도엽의 우승으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한국 선수가 연속 우승한 기록은 21년으로 늘어났다. 공동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쩬와타나논은 최종일 버디 2개, 보기 3개로 1타를 잃으며 7언더파 277타 공동 2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또 다른 공동 선두였던 김백준은 KPGA 투어 2025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했지만 이날 1타를 잃고 올해 세 번째 톱10이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성남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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