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상태 좋지않아 진통제 먹으며 경기”
고 김용철 해설위원은 아버지같은 분
스롱 “준우승 아쉽지만 연속 결승 진출에 만족”
23/24시즌 LPBA정규투어 최종전 승자는 김민아였다. 김민아(NH농협카드)는 25일 밤 킨텍스PBA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크라운해태배LPBA챔피업십 결승전에서 스롱피아비(블루원앤젤스)를 세트스코어 4:1(8:11, 11:10, 11:0, 11:2, 11:7)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었다. 지난 시즌 2차전에 이어 리턴매치에서 또 승리했다. 올시즌 2관왕에 통산 3회 우승이다. 이번 대회에는 몸상태가 좋지않아 진통제를 먹으며 대회에 임했다. 우승 인터뷰에서는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고 김용철 해설위원을 언급하며 아쉬워했다. 특히 김가영 스롱피아비 임정숙을 예로 들면서 “프로선수는 우승횟수로 말한다”며 자신도 최다우승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대회2연패와 2연속 우승을 노렸던 스롱피아비는 “준우승에 아쉽지만 두 대회 연속 결승 무대 밟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우승 김민아 기자회견]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했는데.
=시즌 정규투어 마무리를 우승으로 끝낼 수 있어서 너무 뜻깊다. 개인적으로 몸이 좋지 않았는데, 그럴 때마다 조금씩 운이 따라줬다. 중요한 결승전에서는 다행히 제 컨디션을 회복해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다행이다. 너무 기쁘다.
▲진통제까지 맞았다던데. 얼마나 좋지 않았나.
=대회 첫 경기(64강)를 마치고 밤에 잠을 자는데 새벽 3~4시부터 몸에 통증이 심했다. 병원에 갔더니 ‘급성 신우신염’ 같다고 하더라. 검사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대회가 이어졌다. 계속 진통제를 먹고 경기했다. 그 와중에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고, 회복되는 시기였다.
▲결승전에는 큰 지장은 없었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1세트 중반부터 몸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긴장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결과가 좋은 걸보니 몸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건 아닌 것 같다.
▲스롱 피아비와 두 차례 만나 모두 우승했다.
=주변에서 저에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결승상대가 누구든 내 공만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스롱 피아비도 최다승(8회 우승) 노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최다승을 저지해야 내가 빨리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1~2년 사이에 최다승을 따라잡아 볼 생각이다. 프로 선수는 우승 횟수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 김가영, 스롱피아비, 임정숙 선수가 대표적이다. 저도 빨리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결승전에서 역대 최단시간(97분), 최고 애버리지(1.444)를 기록했는데.
=몇 이닝을 소화했는지 잘 모르겠다. 1세트 때 정말 아쉬웠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실수했더니 스롱 선수가 5점으로 마무리했다. 아쉬웠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잘 했다. 세트제니 마음을 가라앉히자고 마음먹었는데 2세트부터 잘 먹혔다.
▲고 김용철 해설위원을 언급했는데.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4일장 내내 빈소를 지켰다. 발인하고 난 이틀 후에 시합이었다. 그 대회가 저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분이다. 제가 8~9년간 서울 생활하는 동안 아버지 같은 분이었고, 가끔은 따끔한 충고도 해주시던 분이었다. 처음 암투병 하신다고 했을때 병세가 그렇게 악화한 줄 몰랐다. 너무 갑작스러웠다. 하늘에서 제가 잘 하는 걸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었고, 빨리 우승해서 소감으로 말하면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었다.
▲8강부터 차례로 김민영-서한솔-스롱을 제압했다. ‘블루원 킬러’가 됐는데.
=잘 몰랐다. 하루는 지인이 블루원을 차례로 격파하면 된다고 하더라. 제 대진표 라인에서 블루원 선수가 자꾸 올라왔다. 그래서 마지막에 끝판 대장(스롱)을 깨고 우승하면 되겠다 하시더라.
▲곧 월드챔피언십이 열리는데.
=지난 시즌 (NH농협카드)조재호 선수가 개막전 우승, 최종전 우승,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했다. 그 뒤를 따르고 싶다. 몸 관리 잘 해서 제주에서 웃음을 끝까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님도 오셨다고.
=오신다는 말씀이 없으셔서 몰랐다.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오기 힘들다. 이틀 전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서울 고모네가 대구로 내려가서 제 경기를 같이 보셨다고 하더라. 그러다 제가 결승에 올라가니 (중국집)점심 장사까지 하시고 문 닫고 올라오셨다. 저도 놀랐다. 어머니 아버지는 장사를 쉬는 날이 없는 분이다. 어떻게 문닫고 오실 생각을 하셨지 하고 의아했는데 정말 큰 힘이 됐다.
[준우승 스롱피아비 기자회견]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준우승해서 아쉽지만, 8차전에 이어 또 결승전을 밟았다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 결승전에서 나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보람 있다. 최근 저도 새로운 연습 루틴을 갖춰가다 보니, 발전하는 중이라 생각한다.
▲결승전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나.
=저는 괜찮았다. 김민아 선수가 워낙 탄탄한 선수다. 김민아 선수는 컨디션만 좋고 집중력만 잘 찾으면 정말 잘 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결승전 2세트 이기면 조금 여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2세트부터 연속으로 세트를 내줘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김민아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던데. 경기 중에 못 느꼈나.
=별다른 생각은 못 했다. 아픈 와중에도 그렇게 집중을 잘 했다니 정말 대단하다.
▲지난 시즌 2차전에 이어 두 번째 결승 만남인데, 두 번 다 졌다.
=두세 번 정도 만나야 상대가 어떤 선수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번 경기가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이번 패배를 발판 삼아 다음 맞대결에서는 꼭 이기도록 하겠다.
▲김민아에게 8강전부터 블루원리조트의 김민영 서한솔 스롱 피아비까지 모두 패배했다.
=신기하다(웃음). 우리 3명이 다 8강에 올랐을 땐 좋았는데. 우리 팀원들 복수해줘야 하는데 못해서 아쉽다. 개인투어니 괜찮다. 팀리그때 만나서 복수하겠다.(웃음)
▲월드챔피언십 각오는.
=한번 더 우승하고 싶다. 너무 설렌다. 제주도에서 대회를 한다고 하니 외국투어 같다. PBA 역시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좋다. 날이 따뜻할 테니 머리가 더 맑아지지 않을까 싶다. [차승학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