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공사가 추진 중인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라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가스공사는 재난 대응부터 에너지 복지, 중소기업 상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가스공사가 선보인 '스마트 재난안전관리' 서비스는 과거 수기 보고에 의존하던 재난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 시스템은 행정안전부, 기상청, 산림청 등 9개 기관의 재난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해 한 화면에 표시한다. 특히 AI 기반 음성 안내 기능이 추가돼 담당자가 현장 상황을 놓치지 않고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스공사 직원들은 "예전에는 기상청 정보를 따로 확인하고 종이 문서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이제는 실시간으로 화면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AI가 음성으로 알려주니 대응 속도가 확연히 빨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기술은 국민 복지 향상에도 쓰인다. 특히 겨울철 도시가스 요금이 부담되는 취약계층에게는 행정 절차의 복잡함이 큰 장애물이었다. 이에 가스공사는 복지 수혜 대상임에도 정보 부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경감 원스톱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복지 대상자 정보를 행정기관 간 자동 연계해 대상자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요금 감면 신청을 대신 진행한다. 도입 시점은 2025년으로 예정돼 있다. 실제 시행되면 복지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복잡한 신청 절차를 줄이고 '한 번의 클릭'만으로 에너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디지털 포용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가스공사 내부에서도 디지털 혁신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다. 전자서식 시스템 도입으로 종이 문서 작성과 수기 서명이 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문서를 출력하고 결재선을 따라 직접 돌려야 했지만, 현재는 디지털 문서에 서명만 하면 즉시 결재가 가능하다.
가스공사는 디지털 혁신을 혼자만의 성과로 만들지 않는다. 지역 중소기업·스타트업과의 상생을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대구·경북 스타트업 페스티벌, 공공데이터 활용 공모전, 빅데이터 분석 경진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의 유망 기술기업과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홍보를 지원하고 동반성장 협력사 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 스마트 플랜트 등 고도화된 기술 분야에서는 공동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회전기기 진동 데이터 분석' 기술이다. 설비의 진동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이 기술은 그간 외국산 솔루션에 의존해왔지만, 가스공사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부터 공급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가스 공급 체계에도 AI가 들어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현재 '데이터 기반 설비 운영 환경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 LNG 생산기지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AI가 최적의 설비 운영 방안을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천연가스 공급의 효율성은 물론 안전성과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개선이 예상된다.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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